익산 용안면 송도(포도)농원
익산 용안면 송도(포도)농원
  • 한병선
  • 승인 2012.09.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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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과 머루포도 4천평, 부친때부터 포도농장으로 유명
 

“포도도 자식처럼 정성과 관심을 쏟으면 높은 당도와 맛과 향으로 보답을 해 줍니다. 송도농원이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익산시 용안면 법성리 을산마을 이장이자 송도포도농원 대표인 도기만(48) 씨의 영농 신념이다. 송도농원은 포도수확이 한창인 요즘은 주민과 외지인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함열읍에서 강경으로 가는 국도 23호선을 달리다 용안면 소재지로 빠지면 송도농원에 가는 길이다. 면소재지 4거리에서 직진해 성당과 웅포 방면으로 가다가 중간에서 우회전해 수 킬로를 가면 용북초등이 있다. 이 마을이 을산마을이다. 금강에서 직선거리로 5백m 가량 떨어진 을산마을은 ‘아리랑 고개’로 유명하다. 함라, 함열, 부안. 김제. 군산 등에서 과거나 볼 일을 보러 한양에 오가는 과객이 이 마을에서 유숙하기 일쑤였다.

용북초등 지척에 일제시대까지 있었다는 기생집이 이들을 맞아주었다고.


도 대표의 자택과 농원은 용북초등 바로 뒤편 야트막한 동산이 금강을 향해 남북으로 뻗어있는 곳에 위치해 사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성주가 본관인 도 씨는 3대째 이 마을에서 살아왔다.


용북초등과 용안중, 성일고(구 황등상고) 1회생인 도 씨는 군 제대 후 부모 때부터 해 오던 포도와 벼농사를 하고 있다.


7필지 논은 열심히 노력한 덕에  12필지로 늘어났고 임대 8필지를 합쳐 20필지 벼농사를 짓는다.


별도로 송도농원은 3천여평에 흔한 검정포도, 캠벨을 재배해 8월 20일께부터 10월 중순까지 농원에 찾아오는 데이트 족이나 주민에 판매한다. 9월 25일부터 10월 10일까지 생산되는 머루포도 8백여평도 보유했다.


연간 캠벨 생산량 20톤 중 1/3은 포도즙을 만들어 주문판매하고, 나머지는 학교급식에 납품하거나 인터넷 판매나 농원에서 소비된다. 2월부터 거름 주고 전지작업을 한 후 4월에는 포도나무 위아래로 멀칭과 비닐하우스를 완벽히 설치해야 한다. 5~6월에는 포도순을 잘 자라게 해주거나 열매솎기, 7~8월에는 물과 영양공급 등 온갖 뒤치다꺼리를 한 후 얻은 결과다. 가지치기, 친환경농약, 봉지작업, 수확과 판매 등 포도농사는 88년 중매결혼한 부인 왕기숙(44)씨가 주로 맡고, 트랙터와 컴바인, 이앙기 등 온갖 농기계를 구비한 벼농사는 도기만씨가 맡는다고. 그러나 포도 수확철인 요즘은 부인과 큰 아들 도현탁(23) 군도 모자라 멀리 익산에서 누나인 도미양(50) 씨까지 합세해 일을 돕는다. 포도를 따고, ‘보석포도’나 ‘익산 황토포도’라는 상표로 박스 포장도 번거로운 일이다. 포도즙을 짜는 기계도 구비해 포도즙도 짜야 한다. 보통 13-14도가 나가는 포도 당도가 무농약 등 친환경 유기농 재배로 온갖 정성을 다해 7-8도가 더 높은 21-22도나 된다고.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피해가 많지만 더 많은 피해를 입은 농민이 많아 오히려 안타깝다고. 송도농원에는 포도 수확철에만 가족과 연인이 즐기도록 닭백숙과 매운탕 등 각종 요리를 선보인다. 무료 노래방 시설과 어린이를 위한 소규모 풀장도 구비됐다.


도기만 대표는 14년간 이웃사랑을 꾸준히 실천해 박수를 받고 있다.


"가까운 친척이 건설업으로 잘 나가다가 한 순간에 부도로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있을 때 어려운 노인이나 청소년 위해 적은 돈이나마 기부를 한 것이 14년째입니다."


1998년 최초 기부를 시작했다. 이후 해마다 구정과 추석, 두 차례는 1백만원 안팎 돈을 마련해 라면, 쌀, 찹쌀, 찰보리, 김 등을 용안면사무소에 전달해 독거노인이나 청노년 가장 등에 전달케 했다.


일부에서는 건장한 청년이 기부를 하자 "정치에 관심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져 정치관련 단체는 전혀 가입해 본 적이 없다고.


독실한 불교신자인 도 씨 부부는 을산 마을 '자명사'에 자주 찾는데 "2남1녀인 자녀교육과 농사에 큰 보탬이 되는 부인이 기부에도 적극 동조해 줘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통일주체대의원을 지낸 작고한 아버님 영향 때문인 지, 도 씨는 성일고 총동문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5년째 마을 이장과 용북초등 운영위원으로 활동한다. 오는 10월 2일에는 용북초등에서 주민위안잔치 및 각종 행사가 있다고.


"공부보다는 거짓됨이 없이 성실히 살아가라"고 자녀교육을 시킨다는 도 씨는 "건강히 허락하는 한 어려운 이웃에 적지만 기부를 계속하겠다"고 말하기도.


송도농원의 포도처럼 부부의 꿈이 알알이 영글어 가족의 건강과 풍요, 행운이 충만하기를 바라며 발길을 돌렸다./익산=한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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