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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의 힐링노트] 내장산이 이르기를
삶이 울적한 날 어디에 대고 울 곳이 없어서내장산 서래봉에 오르니산 가득 바람 넘치고 마음 비운 단풍들이내장사 앞마당에 가득합니다심난한 마음을 버리러 예까지 왔는데천지사방을 둘러봐도 숲은 숲대로 골짜기는 골짜기대로버릴 데가 없습니다왼종일 산 속을 헤매
전주일보   2018-11-18
[정성수의 힐링노트] 숭림사 늙은 개
숭림사에 늙은 개 한 마리 삽니다눈곱이 끼고 털은 윤기를 잃은 지 오랩니다한 번도 앙잘댄 일이 없어주지스님도 농견聾犬인 줄 압니다한때는 이것이 아니다 싶으면 이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화염병을 들고 미친 듯이 거리를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그래도 지구는 돌고
전주일보   2018-11-11
[정성수의 힐링노트] 구제역
소를 묻고 묘비 대신 ‘구제역 3년간 발굴 금지’표지판을 세워놓고 돌아섰다미안하다 소야자식 같은소야마지막 밥도 못 먹이고 묻어버려서산목숨을 묻는 게 무슨 인간이냐미안하다정말 미안하다가방끈이 길다고 인간이 아니다 두 발로 걷는다고 다 인간이 아니다/황등
전주일보   2018-11-04
[정성수의 힐링노트] 유세차維歲次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송리 소나무 밭에방 한 칸을 들였지요육남매를 먹이고 가르치느라고쎄가 빠졌지요등골을 빼 먹은 자식들은황소처럼 자랐지요자식들이 세상의 논밭을 갈고 뒤집는 것을 다 보지도 못한아버지와 어머니는소나무 밭 오두막에서 이불을 함께 덮고천년 깊
전주일보   2018-10-28
[정성수의 힐링노트] 귀가
고향집에 돌아왔다양철대문을 미는 순간으드득마음의 뼈에 금가는 소리가 났다어머니가 울고 있었다옷걸이에 옷을 걸었다아버지가 헛기침을 하시더니밖으로 나가셨다아랫목에 육신을 뉘었다등이 따뜻하고언 발이 녹았다겨울 강을 건너봄 언덕에 도달하는 길이참 멀었다/와야
전주일보   2018-10-21
[정성수의 힐링노트] 한 칸의 방
하루를 부려 놓고 별을 바라볼 수 있는 곳있으면 좋겠다그대와 허물없이쉴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커피 잔을 마주 들면 늙어간다는 생각이 맑아지는 곳아무 때나 찾아가도 좋은 곳작은 텃밭에 채소들이어둠 속에서도 푸르름을 더해 가는 밤봄밤마주잡은 손과 손이 오
전주일보   2018-10-14
[정성수의 힐링노트] 임피역
저녁 통근열차가 떠나고 나면 오래토록칙칙 거리고 푹푹 거리는 역톱밥난로가에 서서 벽시계에 자주자주 눈길을 주던촌로의 보따리며내 남자를 군대에 보내는 찢어지는 가슴이며쇠푼이나 지고 온다는 아들을 기다리는아버지의 마른 기침 소리며밤봇짐 싸가지고 도주하는
전주일보   2018-09-30
[정성수의 힐링노트]
목욕탕에서 한 젊은이가 아버지의 등을 밀어주고 있다때밀이 타월에 때가 뭉텅뭉텅 묻어나온다고목에도 꽃 피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한 시절 그늘을 만들었을 것이다아버지의 등은어린 아들의 넓은 운동장이자 쿠션 좋은 침대였다나는 목욕탕에서 아들의 등을 찰싹찰싹
전주일보   2018-09-16
[정성수의 힐링노트] 복숭아
복숭아를 베어 물자 길 하나 보인다꽃길이다나는 얼른 그 길로 들어섰다꾸불꾸불하게 패여 있는 좁은 길가에복사꽃이 피어 있었다꽃마다 연분홍이다길이 끝나는 곳에는 아기 복숭아가 맺혔다봄비가 살금살금 내려와젖을 물려주고햇볕이 쨍 안아주자복숭아는 볼이 붉은 열
전주일보   2018-09-10
[정성수의 힐링노트] 힘의 논리?
바다에 그물을 던지면고래는 웃고새우들은 죽을상이다아무리 촘촘한 그물이라도고래에게는 거미줄이고 새우에게는 동아줄이다강에 그물을 던졌다큰 고기는 다 빠져 나가고 잔고기들만 잡혔다그물 속에도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있었다 /군산 어망 가게 : 군산시 월명동 소재
전주일보   2018-09-02
[정성수의 힐링노트] 망해사
망해사에서 바다를 보며 마음의 목탁을 두드린다잃어버린 것들을 잊어버리고 싶어서입으로 목탁소리를 낸다소리 몇 개는 허공으로 새가 되어 날아가고소리 몇 개는 물고기가 되어 물속으로 사라진다그리하여 망망한 바다는망해望海였다가 망해忘海이고 싶었다가지는 해가
전주일보   2018-08-26
[정성수의 힐링노트] 문신
근육질의 남자가 샤워를 한다세상을 향해 내민 등에용 한 마리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려고 비를 부르고 있다흑룡이다갑자기 운무 일더니 천둥번개가 친다사람들이 납작 엎드린다비눗물을 뒤집어 쓴 나는 궁금했다검은 잉크를 먹은 바늘이 남자의 몸을 콕콕콕 쫄 때형님
전주일보   2018-08-19
[정성수의 힐링노트] 이별
그대가 나를 버리고 전주를 떠날 때밤하늘의 별들은모두눈물이었다잊지 않겠다는 그 말은 순전히 사기였다사랑했다는 말도 거짓 같아서그대 눈을 들여다 봤다그리워하리라오랫동안기다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그대가 손을 흔들며 전주를 떠날 때내 마음보다그대 마음이 더
전주일보   2018-08-12
[정성수의 힐링노트] 복숭아 리어카
늙은 부부가 리어카에 복숭아를 가득 싣고청과물시장에 간다목에 수건을 걸은 남편과 챙이 큰 모자를 쓴 아내가일심동체를 끌고 가고 밀고 간다리어카도 힘을 보태서 두 바퀴를 굴려준다남편은 뒤에서 밀고 오는 아내를 생각하는아내는 앞에서 끌고 가는 남편을 생각
전주일보   2018-08-05
[정성수의 힐링노트] 밥상
전주 덕진 노인복지관 구내식당 입구에는안내문이 어서 오라고 손을 내밉니다친환경농산물로만 밥상을 차렸습니다화학비료도 안 쓰고 농약도 안 줬습니다맛과 향기가 어르신들의 가슴을 적시고도 남습니다비타민과 미네랄의 함량이 무지무지 합니다농협과 농민을 살립니다이
전주일보   2018-07-22
[정성수의 힐링노트] 화들짝
완산 칠봉 오르는 길가천년 가부좌를 튼 바위 위에 한 마리 나비가살픗 내리 앉는다 오수를 즐기던 바위등이 근지럽다고 몸을 비틀더니화들짝두 눈을 뜬다 언제 왔는지 185m 장군봉이 장군처럼 웃고 있다 /완산칠봉完山七峰 : 전주시 중앙에서 남서쪽에 위치하
전주일보   2018-07-15
[정성수의 힐링노트] 황방산 대추나무
황방산 아래 금만이네 할머니가 대추나무를 향해두 손을 모으는 것은수십 년 전에 집을 나간 막내가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등불이다고목에도 꽃은 피고 열매가 열린다는데늙은 대추나무는꽃이 피는지 열매가 열리는지도통 알 수가 없다올 가을에도 쭈글쭈글하고 못
전주일보   2018-07-08
[정성수의 힐링노트] 덕진연못 배롱나무
연잎 사이를 스르르 지나가는뱀처럼연지교蓮池橋를 꼬불꼬불 건너갔다허공이 낮다연못 쪽으로 한 가지 뻗은배롱나무가백일홍을 수없이 달고서짝을 찾으러 어슬렁거리는 잉어들에게꽃잎을 배롱배롱 날리고 있다홍련 툭툭 터지는 짧은 여름밤을 못 참겠다는 듯이 /덕진연못
전주일보   2018-07-01
[정성수의 힐링노트] 간장물
김밥을 시켰더니 단무지 몇 쪽과 국물이 나왔다국물 한 숟갈을 떠먹었다색깔과 짠맛영락없는 어머니의 간장물이었다곤궁한 시절 어머니는물을 팔팔 끓여 간장 몇 방울 떨어뜨리고눅눅해진 김을 손으로 찢어국물을 만들었다그 국물을 나는 간장물이라고 불렀다간장물은 혈
전주일보   2018-06-24
[정성수의 힐링노트] 연애사
덕진공원 후미진 밤그늘 속에서 젊은 남녀가 영화를 찍는다안쪽 벤치에서는 사진을 박고 있다열 달 후엔 아이 하나가 제 발로 걸어 나오리라반세기 전만 해도 연애를 했다하면뉘 집 아들과 뉘 집 딸이 눈이 맞았다고동네방네 소문이 벌쭉했는데집안 망신이라고처자의
전주일보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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