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애기똥풀
  • 전주일보
  • 승인 2024.06.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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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어떤 애기가 쌌는지 한 무더기 똥 같은 풀

애기똥풀

 

구린내 노랗게 전생처럼 피어오를 때

보릿고개에 허락된 밥그릇은 허기뿐이었다

가난한 마을에서는 그 꽃을 풀이라고 불렀지만

누구는 그것을 희망이라고 말했다

 

애기똥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슬픔 같은

잡초를 뽑아내고

늦봄의 따뜻한 햇살로 한 묶음의 꽃다발을 만들었다

 

꽃이 지기 전에 꽃이 되어주겠다던 너는

아무도 오지 않는 길가에 나를 술래로 세워놓고

애기똥풀 속으로 숨어버렸으니

돌아오지 않는 너의 눈 속에 핀 애기똥풀 같은 눈물이

그리움이 될 줄이야

봄이 다 가도록 길가에 서성이게 될 줄이야

 

애기똥풀은 늦은 봄부터 늦여름까지 마을 주변의 길가나 풀밭에서 노란 꽃을 피우는 흔한 꽃이다.

애기똥풀이라고 불리는 것은 가지나 잎은 꺾으면 노란 즙이 나오며, 색깔이 아기 똥색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즙은 처음에는 노란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황갈색으로 된다. 몸에 털이 많고 만지면 부들부들한 느낌이 있는데 이 느낌은 어릴 적에는 많다가 크면서 점차 적어진다. 애기똥풀은 전국의 산지는 물론 동네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두해살이풀로,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소야소야, 지황련地黃連 또는 젖풀, 씨아똥, 까치다리 라고도 부른다. 꽃은 배추꽃과 모양이 흡사하다. 애기똥풀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다. 내용은 눈을 뜨지 못하는 새끼 제비를 위해, 엄마 제비는 이를 낫게 하려는 마음으로 약을 구하던 중 '애기똥풀의 노란 액을 눈에 발라주면 눈이 낫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러나 애기똥풀을 뱀이 지키고 있어 구할 수 없었다. 엄마 제비는 뱀과 힘겨운 사투를 벌여 애기똥풀을 구해 새끼의 눈은 뜨게 했다. 하지만 엄마 제비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꽃말이 엄마의 지극한 사랑또는 '몰래 주는 사랑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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