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의 의미를 생각하며
4월 13일의 의미를 생각하며
  • 전주일보
  • 승인 2012.04.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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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을 여미게 했던 추위가 물러가고 어느덧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봄이 왔다. 생동감 넘치는 자연이 우리를 손짓하고 있는 4월은 우리역사상 중요한 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지금으로부터 93년 전인 1919년 4월 13일은 3?1운동 정신을 계승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독립 운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펴 나가기 위해 우리의 정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은 민족지도자들이 머나먼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나라를 잃은 우리 국민들은 다시 주권을 되찾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그 염원은 많은 독립 운동가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며, 그들은 각지에 임시정부의 성격을 띤 단체들을 만들었다. 1911년 이상설을 중심으로 설립된 권업회, 1914년 이상설을 대통령으로 이동휘를 부통령으로 하는 대한광복군정부가 설립되었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해산되고 암울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뚜렷한 활동 없이 세월이 흘러가던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은 하나가 되어 3?1만세운동을 일으키고 이러한 운동을 통해 독립 운동가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독립활동을 위해서는 임시정부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초기에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한국민회의,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서울의 한성정부 등이 수립되었으며, 그 후에 사상과 노선을 초월하여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로 통합하게 된다. 이 정부의 임시의정원이 1919년 4월11일 구성되었고 4월 13일 마침내 국내외에 임시정부의 수립을 선포하게 된다. 그 후 광복이 될 때까지 27여년 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외적으로 프랑스, 미국 등 세계열강을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쳤고 국내의 조직과 연계하여 군자금모집, 국내정보수집, 무기수송을 주도하였다. 또한 인성학교와 군관학교를 세워 인재와 독립투사를 양성하여 범민족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하는데 기초를 세웠으며 이봉창, 윤봉길 의사 등이 한인애국단을 조직하여 일제 요인들을 처단하는 의열투쟁을 벌였다. 그리고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기 위해 기관지인 독립신문을 발행하여 독립정신을 홍보하고 독립운동 소식 등을 국내외 각지에 알리며 광복에 공헌을 하게 된다.

이러한 진행 속에 임시정부는 모진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8?15광복까지 여러 형태의 독립 운동을 전개하면서 존재한 유일한 기구였고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독립의지가 감상이 아닌 현실적인 요구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준 실체적인 증거였다. 또한 우리 역사에서 대한제국의 전제 군주제를 타파하고 민주공화제를 정착시켰으며, 더욱 발전시켜 이 땅에 민주공화제를 뿌리내리게 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오늘날 국회와 같은 기능을 수행했던 임시의정원과 정당체제는 현 체제의 토대가 되었다. 임시정부의 지도이념은 1948년 대한민국헌법으로 계승되었고 이것이 오늘에까지 이어져 1987년 개정된 현행헌법전문에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이것은 임시정부가 한국 독립운동의 모태가 되었고 대한민국 건국의 정신적?사상적 기반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은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인식되지 못하거나 많은 기념일 중 하나로 여겨져 관련 공무원들만의 의례적인 행사로 간주되고 있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헌신하신 분들의 애국충정이 있었기에 세계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가 있는 것이다. 굴욕스러운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대한민국 ! 그리고 그 독립투사들이 지켜낸 이 땅위에서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다. 올 봄에도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그윽한 봄 향기가 우리의 마음을 흠뻑 취하게 하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며 위인전을 한번 꺼내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전주보훈지청 보상과  김  건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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