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그 뜻은 무엇인가?
축의금 그 뜻은 무엇인가?
  • 순정일
  • 승인 2010.02.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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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의 이야기를 지금으로 부터 10년전 죽마고우 손곱친구의 딸 결혼에 이어 내 아들 결혼식 당시 있었던 일이 생각나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와 한 동래에 살던 죽마고우 소꿉친구가 생활이 어려워 친구의 부인 고향인 안양으로 떠나 농사지으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갑게 생각하고 있던 중 친구의 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안양에서 조금 떨어진 어느 시골 조그마한 교회 식장을 찾았지만 초행길이다 보니 오며가며 어려움을 많이 가졌다.

너무도 순박하게 보이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 아주머니,아저씨등이 참석해 식전 목사의설교에 따라 기도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정겹고 행복해 보였다.

친구가 쌓은 인심과 살아가고 있는 형편을 금방 알아볼 수가 있었다.
이날 3군데의 결혼 초대를 받았지만 모두 타인을 시켜 축의금 전달로 하고 죽마고우 친구가 어렵게 살아간다는 말을 듣고 축의금 50만원을 봉투에 담아 갔다.

들었던 생각보다 더 어려운 친구의 사정을 접하고 친구를 더 돕고 싶은 마음으로 50만원을 더 합해 100만원을 담아 축의금으로 부조 한 후 혼례식이 거의 끝날 무렵 친구와 친구의 부인에게 인사를 한 후 돌아왔다.

생활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목격하고 참으로 가슴이 쓰려왔지만 그 친구가 얻은 주민들의 신뢰는 그 누구도 살 수 없는 것임을 느꼈다.

몇일 후 친구 내외로 부터 전화가 걸려와 하는 말은 고맙다는 말을 이어갔다.

"어이 친구, 아주머니 내 자식 결혼때는 축하해주지 않으려 했나? 별말을 다하네 아무튼 자네가 얻은 주민의 신뢰는 더 큰 재물을 얻은 것보다 소중하네 건강하게 지내고 시간나면 꼭 들러주게"라는 위로의 말로 마무리 됐다.

2년뒤쯤 내 아들 혼례식을 갖을 예정이어서 그 친구에게 알렸는데 두 내외간이 양복이며, 한복이며 맑끔히 차려입고 식장에 왔다.

손을 잡고 인사하고, 포옹하는 시간으로 주위 사람들이 어떨떨한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찾아온 온님들을 배웅하느라 정황이 없던 터이라 친구 내외의 식사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체 친구는 안양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축의금방명록을 보니 친구의 축의금이100만원이라 적혀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행여 이 친구가 생활이 다시 일어섰는지 ? 부부가 참석해 양복이며, 한복을 맑끔히 차려입었기에 친구의 생활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으로 더욱 고마웠다.

특히 나 자신 그당시 생활이 어렵거나 남에게 돈을 구걸하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의 마음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고맙다는 인사의 말만 전했다.

나자신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친구의 생활을 또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니 "보통생활이 어려운게 아니다 남의 논밭을 대작해 먹고 사는데도 어려운 처지다"는 말을 전해듣고 그 친구에게 너무도 큰 죄를 지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다.

"어이 친구 자네가 어려움을 들어 잘 알고 있어 옛 친구의 정을 되돌아보며 내 형편이 자네보다 낳아서 넉넉하지는 않지만 축의금을 부조 했는데 어려운 자네에게 큰 부담을 주었구먼 했더니 친구 하는 말이 세상은 다 「푸마시」잔는가 ? 라는 말에 처음부터 내가 낸 축의금이 잘 못되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

나는 즉시 그 친구에게 "내 자네의 형편을 다 알고 있는데 무슨 축의금을 무겁게 보냈는가 ? 난 자네와의 우정을 돈으로 사고 팔고 싶지 않네 자네가 준 축의금은 10만원이면 그 누구보다 많은 축의금이네 그러니 90만원은 돌려보내니 꼭 받아주게 만약 거절한다면 그날 부터 자네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겠네 라고 쓴 편지와 함께 90만원의 소액환을 우체국에서 붙였던 과거를 되돌아 본다.
/순정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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