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대 제조기업, 주요 자금조달수단 내부 유보금 활용
매출 1,000대 제조기업, 주요 자금조달수단 내부 유보금 활용
  • 이용원
  • 승인 2024.02.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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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기업들은 주요 자금조달수단으로 내부 유보금을 활용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내부 유보자금’(63.0%)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금융권 차입’(33.7%), ‘회사채·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2.3%) 등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을 후순위로 응답했다.

또한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택한 기업도 대폭 감소했다. 기업들이 외부자금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것에 대해 상의는 고금리 여파가 본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고금리 대출에 대해 현재 이자 또는 원금을 상환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5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안에 원리금 상환이 도래할 예정이라는 기업도 19.3%를 차지하면서 기업 4곳 중 3곳이 올해 고금리 대출 상환 청구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기업들은 자금조달·운용상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69.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운영상 자금수요 증가(25.0%),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22.7%), 만기도래 상환 부담(10.0%), 기업 신용등급 하락(9.7%) 등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기업들은 설비투자보다는 인건비 등 생산·운영비용 지출에 조달자금을 많이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자금조달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인건비 등 운전자금 수요’가 72.0%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공장설비 등 시설투자’(50.7%), ‘현금유동성 확보’(27.7%), ‘원리금 등 채무상환’(12.0%) 등의 응답이 뒤따랐다. 

대출 등 외부자금 조달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상의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경제상황을 지적했다. 지난해 민간 설비투자증가율이 점차 감소해 3분기 역성장(-6.5%)을 기록했고, 시설자금 대출증가율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은 신규 투자 및 사업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기보다 내부 유보금으로 충당하거나, 사업운영에 필요한 운전자금에 대한 조달을 우선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해소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고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올해 하반기’로 응답한 기업이 38.3%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내년 상반기’라고 전망한 기업도 25.3.%를 차지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로 예상한 기업이 15.7%였으나 ‘내년 하반기’또는 ‘내후년 이후’까지 고금리가 여전할 것이라고 본 기업도 각각 11.3%, 9.4%로 적지 않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를 버텨온 지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누적된 이자부담으로 인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일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때까지 기업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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