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는 제발 달라지기를….
2024년에는 제발 달라지기를….
  • 전주일보
  • 승인 2024.01.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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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규원/편집고문
김규원/편집고문

강추위가 한풀 꺾이고 평년 기온을 회복한 듯 보인다. 일기예보는 설날까지 큰 추위는 없다고 한다. 1월이 다 지났으니 그럭저럭 넘어간 듯 보이지만 아직도 제법 춥다. 등 다습고 배부른 사람들이야 춥든 덥든 아무 걱정 안 하지만, 서민들은 겨울 날씨도 포근해야 돈이 덜 든다.

요즘 대한민국은 단순 경제력 지수로는 세계 10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K-POP 등 한류와 질서의식, 그리고 방산 무기 등 세계가 시선을 모으는 나라가 됐다. 여기에 정치만 웬만큼 뒷받침된다면 정말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훨훨 날 수 있을 터이다.

아무것도 없던 한국전 후 폐허에서 오늘을 일궈낸 진정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흔히 우리의 오늘을 말할 때 한강의 기적이니 하는 수사를 동원하지만, 그처럼 남의 나라 일을 빗대는 정도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설명할 수 없다.

세계 언론들은 요즘 대한민국의 여러 측변을 분석하고 해석하느라 열을 올리는 특집을 곳곳에서 싣고 있다. 한국전쟁을 도우러 왔던 이들, 전후 처참한 폐허를 기억하는 외국인들은 오늘의 한국을 보며 몇 번이고 놀란다고 한다.

오늘의 한국을 이룩하기까지 가장 중요한 동력은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부모와 조부모들의 희생이었다. 폐허에서 미군의 구호물자를 받아 끼니를 연명하면서도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유학을 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그분들이다.

그리고 그분들을 보면서 자란 세대들도 마찬가지로 자식 교육을 위해 헌신했다. 그 결과 오늘의 기술 입국이 가능했고 기업들이 그 인재들을 활용하여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남들이 쉬고 놀 때, 우리는 죽어라 일했다.

세계 각 나라가 풍요 속에 휴식과 즐거움을 추구할 때, 우리는 더 많이 일하고 뒤처진 기술을 연마하고 개발하는 데 진력했다. 따라잡아야 살 수 있고, 더 잘해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걸 절감했기에 모두 죽어라 일하고 배웠다.

기업들은 온갖 수모를 견디며 기술을 배우고 더 좋은 물건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하루 8시간이 아니라 12시간, 14시간도 마다하지 않았다. 선진국이 버리는 물건을 가져다가 몇 번이고 분해하고 조립하고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익힌 기술은 민족 본디의 근면을 밑거름 삼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갔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게 됐다. 조선이라는 유교 사회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저지른 상공(商工) 핍박에서 마침내 벗어날 수 있었다.

묵어 터진 옛것 숭상에서 벗어난 생각들은 뭐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받아들인 새로운 물상을 우리 것으로 해석하고 창조할 줄 알았다. 서양 것이든 중동 것이든 우리 것으로 만들어 본디보다 더 멋진 결과를 만들었다.

우리는 새로운 문물에 취한 듯 보여도 우리 본래의 혼을 잃지 않았다. 그 결과가 K-POP이고 K-먹거리, K-문화로 발전하여 한류라는 멋진 새 흐름을 만들어냈다. 외국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기 좋은 나라, 외려 우대받으며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이런 멋진 나라를 만들어 놓았는데 덜커덕 지난 대선에서 큰 실수가 나왔다. 우직하게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듬직해 보이는 인물에 표를 주었다. 그리고 그가 나라를 맡은 직후에 표를 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투표한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고 후회했다.

그는 실수 연발에도 사과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검사들의 세상이 되어 곳곳에서 검사가 활개치고 여당을 점령하여 당을 이끄는 인물도 검사로 바꿨다. 다가오는 총선에도 상당수 검사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국회가 만든 법률이 정부에 이송되면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대통령은 당연히 공포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서 윤 대통령은 벌써 8번이나 법률안을 공포하지 않고 국회에 되돌려 보냈다. 5년 임기 가운데 19개월 만에.

그리고 지난 2210월 핼러윈 데이에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법률도 거부권을 행사하여 국회에 돌려보낼 예정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 이 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2번째 많은 거부권 행사 횟수를 기록중이다.

독재자 이승만이 집권 13년 동안 45회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19개월에 9번을 기록한다면 기간으로 산출하면 역대 최다 거부권 행사 기록을 갈아치우는 셈이다. 그 다음으로 노태우가 5년간 7, 박정희가 15년간 5건을 기록 중이다.

어려워진 경제 형편 가운데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19개월간 16회로 기간 대비 역대 최다를 기록 중이다. 나갈 때마다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는 계약 등이 이루어졌다고 대통령실은 주장하지만, 실제 손에 쥔 결과는 미지수다.

거기다 정부의 대북 강경노선으로 북한 김정은은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선언하고 금세라도 전쟁을 일으킬 듯이 핵을 흔들며 위협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으로 불안정한 김정은에게 빌미를 주어 미친개에게 물리는 일이 날까 국민은 걱정이다.

도발하면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다고 누군가 호언장담했지만, 그들이 발악한다면 우리가 입을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심각할 것이다. 그들 바로 옆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국이 있으니 큰판을 벌일 수도 없다.

나라 정치는 기분대로 내키는 대로 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 이렇게 해보다 안 되면 달리 바꾸는 일도 불가하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리허설을 해볼 수 없는 게 정치다. 단임 대통령은 다 초보였다. 초보라고 이해하는 일도 한두 번이다.

2024년에는 제발 막무가내식 결정이나 이해부득의 행동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국민은 지치고 불안하다. 총선이 코앞인데 여당도 야당도 갈래갈래 나뉘고 으르렁거리는 모습에 국민은 더욱 힘들다. 제발 차분하고 국민 생각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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