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사랑의 온도탑은 찬연히 빛날 것
전북 사랑의 온도탑은 찬연히 빛날 것
  • 김규원
  • 승인 2023.12.04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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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전주 오거리 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그리고 이듬해 1월 말까지 온도탑의 눈금이 서서히 올라가 마침내 100도에 이르면 맨 꼭대기에 불이 밝혀진다. 그 사랑의 온도탑이 모금을 시작하는 121일 세워져 빨간 눈금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북은 도세가 빈약하고 다른 지역처럼 거대 기업도 없고 도민들의 생활 수준도 넉넉한 편이 못 된다. 그러나 우리 전북은 매년 12월이면 시작되는 사랑의 열매 모금에서 거의 매년 목표치를 넘어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대부분 목표액 대 모금액 비율이 가장 높아 1, 2등을 다투었다. 올 목표는 1161,000만 원이다. 작년의 목표액은 845,000만 원이었으니 무려 34%가 오른 셈이다. 작년 전북의 모금액은 119억 원으로 사랑의 온도 140.8도를 기록해 전국 2위였다.

매년 목표액이 15% 정도 높아지더니 올해는 한꺼번에 34%나 올라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무난히 목표를 넘어설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여느 해와 달리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살림살이도 빠듯하지만, 전북인들의 고운 심성을 믿는다.

착하디착한 전북인의 마음에는 자신이 어려우면 남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걱정하는 천사의 DNA가 흐른다. 나 먼저 챙기는 이기심(利己心)이 아니라 내가 어려우니 더 어려운 남을 먼저 챙기는 이타심(利他心)이 발동하는 것이다.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매년 연말이면 한 해 동안 살뜰히 모은 돈을 동사무소에 전하고 사라지는 아름다운 선행이 이어지고 있고 곳곳에서 얼굴을 감춘 선행들이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곳이 전북이다.

얼마 전에 정읍에서는 한 기초수급자 노인이 평생 모은 돈 4,000만 원을 동사무소에 살며시 전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끝내 자신을 노출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훨씬 적은 금액을 전하면서 단체장과 사진을 찍어 사무실에 걸어놓고 자랑하는 이들도 있는데.

다시 전북인의 고운 심성이 드러날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고 아직은 밑바닥 온도에 머물고 있지만, 크리스마스 언저리에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 시기부터 점점 붉은 온도 점수가 올라갈 것을 믿는다. 그게 전북인들의 본디 모습이다.

1161,000만 원이라는 목표액은 우리 전북에 과하다 싶은 액수이지만, 또 무난히 달성하리라고 믿는다. 몰론 지역경제 사정이 나쁘고 가계 운영조차 어려운 현실이지만, 남을 먼저 생각하는 전북인의 마음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번 연말에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전북인의 마음은 사랑의 온도탑을 통해 찬연히 빛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전북인은 늘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선행을 베풀어왔지 않던가? 이제 12월 첫주, 몰지각한 자들이 삭감한 전북예산도 살아날 것을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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