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앙 집중으로 돌아가는 정부
다시 중앙 집중으로 돌아가는 정부
  • 김규원
  • 승인 2023.11.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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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지방분권, 지방화 추진이 중단되고 다시 중앙정부에 모든 것이 집중되는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수도권 집중화와 팽창이 빚은 지역간 불균형과 지방소멸이라는 문제에 고심하던 국토 균형발전이 허사가 되는 과정이다.

역대 정부의 지방화 노력을 한꺼번에 헛것으로 만드는 이 정부의 지향점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답답하고 한심하다.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전국을 5대 광역권으로 나누고 정부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했던 일들도 허사로 변하는가 싶다.

이 정부 들어서 올 처음으로 정식 편성한 예산은 지방교부세를 줄여 지방재정이 더욱 어려워지게 한 것이다. 이미 세계적 불황으로 세수가 줄고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으로 법인세 등을 깎아준 여파를 지방에 떠미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재정적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새 정부가 시행하려던 법인세 감면과 부동산 관련 세금 감면을 없던 일로 할 수도 있을 터인데 정부는 부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을 강행하면서 그 부족한 부분을 지방재정 지원을 줄이는 방법으로 메꾸려 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지방재정이 악화되고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면 수도권은 계속 팽창하고 지방은 소멸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수도권 과밀현상을 부채질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는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냥 수도권에 모든 것을 몰아놓고 지방 따위는 사라지든 말든 알바 없다는 게 아니라면 이래서는 안 된다. 재정적 어려움을 빌미로 지방재정을 어렵게하여 정부의 지방정부 통제를 쉽게하려는 것인지 묻는다.

나라 경제가 정체기에 접어든 요인도 과도한 수도권 집중으로 가분수 형태를 이룬 게 원인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그래서 수도권 집중을 흩트리기 위해 지방분산 정책이 시행되었다. 지방을 권역별로 나누고 지역별 특성을 입혀 발전시키려던 정책조차 무효화하려는가?

정부는 이제라도 중앙집중 정책을 재검토하여 지방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바란다. 김포를 서울시에 편입하려는 것도 수도권 과밀을 부추기는 일이다. 거대한 서울시를 더욱 크게 만들어 대체 어디에 쓸 요량인지 궁금하다.

계속 서울시를 키워서 거대 메가시티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으나 이미 서울시와 주변 경기도 지역은 인구 2,300만의 거대 메가시티로 과밀상태에 있다. 지방을 피폐화하면서까지 수도권 과밀을 부추겨서 무얼 이루겠다는 뜻인가?

지방정부와 지방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수도권 과밀은 국토 불균형과 경제 편중을 불러와 머리만 크고 팔다리는 허약한 기형으로 치달을 것이다. 결국 잘먹고 잘사는 집단이 오래도록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최악의 나라 꼴을 만들게 될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정부는 중앙집권화를 거두고 지방정부를 튼튼히 육성하여 전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강제 정책이라도 써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니 몰리는 대로 수도권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짓은 지방 피폐화를 불러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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