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축제, 정비 ‧ 개선해야
중구난방 축제, 정비 ‧ 개선해야
  • 김규원
  • 승인 2023.11.21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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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전북도의회 제405회 정례회의에서 문승우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전북지역 축제가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전북축제는 2018년에 47, 예산은 2661,600만 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올해는 89건으로 89.4% 증가했고 예산도 4338,300만 원으로 63.0%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지역 축제는 여러 차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자정 노력을 기울였던 일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다시 경쟁적으로 치르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문 의원은 지역 축제 평가 제도의 취지가 지역 축제의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축제 시장이 경쟁력을 갖춘 축제 위주로 재편되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양적 급증에만 매몰되고 말았다.”라고 축제가 너도나도 치르면서 알맹이 없는 축제만 늘었다고 개탄했다.

문 의원의 지적이 아니어도 전국에서 틈만 나면 열리는 축제에 온 국민이 지쳐 있다고 말해도 틀린 지적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경 좋아하고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지만, 사시사철 끝없이 이어지는 축제에는 질려 버릴만하다.

특히 가을철이면 매일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가 하루에도 수십 건이 될 것이다. 그저 여기저기 먹자판이고 지역 산물과 함께 출처를 모르는 중국산 잡동사니까지 들어와 일부 축제장은 난장판이 되어 있기도 했다.

차분하게 한곳에 집중해야 축제의 재미도 느끼고 추억도 남길 수 있게 되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다음 축제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을 터이다. 그런데 한꺼번에 열리니 여기저기 주마간산(走馬看山), 겉모습만 훑어보고 아무런 재미나 소득이 없을 건 당연하다.

축제마다 주관단체가 구성되어 치르지만, 대부분 경비는 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단체장의 얼굴 내기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전통을 이어온 일부 축제는 매년 그 내용이 좋아지고 외부 사람들이 찾아와 축제 마당을 즐기는 알찬 행사로 자리 잡았다.

축제라는 이름처럼 모두가 즐기는 마당이 되는 게 당연하지만, 낯내기 축제나 남들이 하니 따라하는 겉치레 축제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웃 자치단체의 축제에 관심이 쏠리는 게 싫어서 덩달아 치르는 축제는 없는지 모르겠다.

이제까지 치렀던 축제를 다시 냉정하게 판단하여 실속있는 축제만 존속하고 여타 축제는 정리하는 게 옳다고 본다. 빈 축제에 들이는 예산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역 예산 형편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성과라 할 것이다.

도지사와 각 자치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 정비 방안을 논의하거나, 심사 기준을 정하여 냉정한 평가를 통해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전북도 조례라도 만들어 우후죽순으로 잇따르는 축제를 알찬 축제만 남겨 실속을 차려야 한다. 이런 축제를 계속하는 건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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