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소확행을 찾아내는 추석
안전하고 소확행을 찾아내는 추석
  • 김규원
  • 승인 2023.09.25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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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은 최소 6일에서 연차를 적절히 활용하면 12일까지 연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직장인들은 저마다 연휴를 활용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여행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름내 더위에 시달리던 몸과 마음에 휴식을 불어넣기 좋은 시기다.

다만, 수입은 오르지 않고 고금리에 고물가를 견디느라 가계가 빠듯한 서민들은 연휴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는 반응도 있다. 여윳돈이 없는데 남들은 휴가 여행을 떠난다고 한껏 부풀어 떠들고 있으니 상대적 빈곤감에 연휴가 원망스럽다고 한다.

일부 젊은이들은 여유가 없어도 빚이라도 내어 휴가를 즐길 것이라고 당찬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젊음이 있으니 빚을 내도 갚을 기회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마저 할 수 없는 부양가족 많은 가장에겐 모든 게 그림의 떡이다.

시간이 나면 여행을 떠나는 일이 습성처럼 되어가던 최근이었다. 그런데 겉만 성장하고 아직 실속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고금리와 고물가, 세계적 불황이 닥쳤다. 성장하는 동안 소비가 늘고 입맛도 고급스러워지던 도중에 경기가 폭삭 가라앉는 사태가 됐다.

그런 어려움이 시작되는 시기에 이런 명절 연휴라니. 하던 가락대로라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게 당연한데, 주머니 사정은 살림살이도 빠듯하다. 속 모르는 아이들은 누구네는 어디로 여행을 간다던데 우리는 어디로 가느냐고 보챈다.

좋은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를 감행하면 그 구멍난 자리를 메우느라 오래 고생하게 된다. 지금 다소 미안하고 힘들지만, 아이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까운 국내 여행지로 대체하거나 그조차 어려우면 도내 축제 마당을 찾으면 된다.

명분을 찾아 반드시 축제에 가야 할 형편이라고 아이들을 설득하여 나름의 즐거움을 만들어내면 된다. 해외여행도 막상 나서면 고생이고 돌아올 때면 돈만 없어진 빈 강정이 되기 일쑤다. 도내 각 시군의 가을 축제는 정말 멋지고 볼거리도 많다.

거액들인 해외여행보다 가까운 임실 치즈 축제나 정읍, 남원, 진안, 장수 축제가 훨씬 실속있다. 가까운 곳에서 즐겁게 지내며 작으나마 행복을 찾는 소확행(小確幸)을 만드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공연히 가깝다고 일본에 가서 얍삽한 입맛에 빠지는 잘못도 범하지 말자.

지차체들이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애쓴 덕분에 속상하는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지역 경제에 다소라도 보태는 여행, 가을 국화꽃이 만발한 축제 현장에서 얼마든지 힐링이 가능하고 계획과 좋은 아이디어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인파와 번잡한 교통상황으로 안전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만 기울이면 이 가을을 넉넉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역 축제에 안전요원을 넉넉히 배치하여 불의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살피고 또 살피는 건 지자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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