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의미를 생각하는 날
광복의 의미를 생각하는 날
  • 김규원
  • 승인 2023.08.15 1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중순, 태풍이 지나가고 조금은 시원해지길 기대했지만 여전히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고 볕이 따가워 맨몸으로는 걷기도 힘들다. 그래도 이젠 더위도 막바지라는 생각에 며칠만 참고 기다리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오늘이 815일 광복절이다. 광복절(光復節), 일제 36년의 압제에서 벗어난 진정 기쁜 날이고 잊어서는 안 되는 지난 역사의 아픔을 생각한다. 그 일본은 광복 후 78년이 지났어도 단 한 번도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거나 사과한 일이 없었다.

그런 일본을 두고 윤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라고 그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더니 이번 8.15 경축사에서도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입니다. 한일양국은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 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유엔사에 제공하는 후방 기지 7곳 덕분에 북한의 남침이 억제되고 있다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8.15 경축사에서 일본이 유엔사에 제공한 기지 덕분에 우리가 안전하게 살고 있다는 뜻을 강조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하게 했다.

어찌하여 일본에 당한 수모를 떠올리는 기념일에 당시의 아픔을 돌아보고 정신을 가다듬자는 말 대신 일본과 화합을 자꾸만 강조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대통령과 함께 여당 인물들은 한결같이 일본에 호감을 표하는 데 열심이다.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서도 주변국과 달리 전혀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 일본인들조차 반대하는 오염수 방류에 여당 일부 인사는 오염수를 마실 수도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촌극도 나왔다.

일본에 충성하는 정권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의 친일 태도였다.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허물어진 건 정부만이 아니다. 국민도 1~5월까지 일본 방문 숫자가 258만 명에 이를 만큼 일본에 홀딱 빠졌다.

방송매체가 일본 관광상품 소개에 열을 올리고 엔화 하락을 구실로 일본 골프장을 찾는 인구가 폭중했다는 분석도 있다. 5월 한 달 일본은 찾은 한국인은 51만 명인데, 한국에 온 일본인은 66,900명이었다고 한다. 상반기 한국의 관광수익은 46억 달러 적자였다.

전국에 아예 일본 문자로 간판을 단 일본식 선술집들이 갑자기 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식 유흥시설이 곳곳에 등장하고 새로이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얼마 전에 “NO JAPAN”을 외치던 나라였는데.

윤 대통령의 말처럼 과연 일본은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일까? 적어도 광복절 하루만이라도 일본의 지난날 행동을 돌아보고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광복절은 일본의 침략야욕에 대비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도록 깨우치는 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