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코 앞인데...
태풍 ‘카눈’이 코 앞인데...
  • 김규원
  • 승인 2023.08.0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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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도 복이 없는 우리 전북이다. 여가부의 어설픈 새만금 잼버리 준비로 날벼락을 맞는 가운데 가까스로 수습되어가나 했는데 이번에는 태풍이 다가와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아예 현장에서 모두 떠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북이 기대한 새만금 잼버리를 통한 전북과 새만금 알리기 효과는커녕, 무능한 전북이라는 덤터기만 쓰는 꼴이 됐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폭염과 폭우를 전혀 대비하지 않은 초보 수준의 준비에 전북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으니 몽땅 둘러쓰고 말았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 중심을 관통한다는 예상에 더 나쁜 소식은 현재 예상 경로보다 더 서쪽으로 돌려 서해로 향한다는 전망이다. 만약 제주도를 지나면서 더 서쪽으로 머리를 돌린다면 우리 전북을 비롯해 남한 전역이 태풍의 오른쪽에 놓이게 된다.

태풍 반경의 오른쪽은 그 피해가 엄청나게 된다. ‘카눈의 오른쪽으로는 초속 40m의 강풍이 예상된다. 카눈이 서해로 향한다면 전국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초속 40m의 바람이면 열차가 탈선할 정도의 강풍이다.

일부 언론은 이번 카눈이 20129월 한반도에 상륙한 산바와 유사한 경로를 지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2명이 숨지고 이재민 3,843명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액은 3,627억원에 달했다. 중심기압은 약하지만, 이동 속도가 느린 카눈(초속 4m)이 오랜 시간 한반도에 머물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번 태풍 경로도 전혀 예측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더니 금세 한반도를 관통하겠다고 했고, 다시 서쪽으로 경로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기상 질서조차 흔들려 대응이 어렵게 됐다.

10일 아침에 경남 통영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는 카눈으로 9일 오후 남쪽부터 영향권에 들어가 11일까지 최대 600mm의 강수량을 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북 지역에도 많게는 300mm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이번처럼 태풍이 다가올 때면 바람에 날아가 제2의 피해가 예상되는 간판을 정비하고 농업 현장의 비닐하우스를 붙잡아 매는 등 주의사항을 내놓은 정도가 대비의 전부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폭우가 빨리 빠져나가도록 대비하는 일일 것이다.

갑자기 불어나는 물에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다가 이재민을 안내하고 피해 상황을 보고하는 행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태풍에 대비하여 전 공무원과 주민이 합심하여 지역별 취약지를 점검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민들도 우두커니 앉아서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금이나 받아 챙기는 방법보다 최선을 다해 피해를 줄이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면 장비 지원을 요청해서라도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다급하다.

잼버리도 끝났고 지금은 카눈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일에 정신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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