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폭우에 대비하는 자세로
다시 폭우에 대비하는 자세로
  • 김규원
  • 승인 2023.07.20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에 3~4일 동안 5~600mm 폭우가 쏟아졌다.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주택이 쓸려나가는가 하면 가축들이 떠내려갔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퍼붓는 비에 손쓸 사이도 없이 모든 것이 사라졌다. 노한 자연은 무자비하게 어리석은 인간들을 응징했다.

도내 전역이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그중 피해가 심한 익산 지역과 김제 일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어 국가의 지원을 조금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군산과 부안군 등 서부지역이 조금 더 심하고 도내 곳곳이 물난리를 만났지만,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렇게 퍼붓더니 19일에는 해가 쨍쨍하게 떴다. 그리고 기온이 32로 오르고 체감온도는 34에 달했다. 전주 기상청은 19일 오전 10시에 전주, 익산, 정읍, 남원, 김제, 완주, 무주,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11개 시군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물을 퍼부어 떠내려가게 하더니, 날이 개면서 금세 태워버릴 듯 뜨거운 볕이 났다. 그런 날씨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그늘에 있어야 하지만, 물이 헤집어 놓은 도로와 농경지, 주택은 당장 손을 써야 낼 모래 다시 올 물 폭탄을 견딜 수 있다.

항구적인 수해복구 작업이 아닌 임시방편이라도 해놓아야 하기에 불볕 아래서 작업에 나섰다. 자연의 난폭한 힘이 저지른 처참한 현장을 당장 복구할 수단은 없지만, 물길을 터놓고 막힌 배수구도 정비해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도내 수해 현장에서 토사가 유실된 지역은 방수포를 씌워 추가 유실을 막고 무너진 제방과 물막이를 보수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자치단체와 관련 기관들도 가용 인원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한정된 지원인력이어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소식이다.

무더위 속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이들을 위해 각 자치단체는 시원한 음료도 제공하고 예비비라도 풀어서 부족한 자재를 조달하고 작업 능률을 위해 효과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19일부터 21일 오전까지가 추가 피해를 줄일 골든타임이다.

어물어물 시늉으로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부족한 인력을 관리하고 중요 보완작업이 빠지지 않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비가 또 쏟아질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면 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도로나 제방 등 공공시설 외에도 개인 농장이나 논밭의 피해도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조치할 모든 곳을 체크해야 한다. 망연자실, 맥 빠진 모습으로 비를 기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해봐도 별 소용 있겠느냐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내일 다시 비가 내린다 해도 오늘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큰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보수나 복구 작업과 함께 철저히 점검할 일은 배수시설에 막힌 곳이 있는지 살피는 일이다. 떠내려온 온갖 검불과 풀 찌꺼기를 치우지 않은 곳이 있는지 다시 점검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