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렇게 무너질 것인가?
민주당, 이렇게 무너질 것인가?
  • 김규원
  • 승인 2023.07.04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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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선 뒤 잇단 실수와 즉흥 정치가 이어지면서 한때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면 당연히 야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야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최고점이 40% 초반이었고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언저리에 있었다.

무너지는 정부 지지율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민주당이다.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원인은 그동안 끈질기게 달라붙은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의혹과 그들 뒷받침하듯 국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불체포 특권을 행사해 의혹을 더 키웠다.

그러다가 다시 돈 봉투 사건이 터져 민주당은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돈 봉투 사건이 터진 지 두 달이 되어도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채 보좌관을 구속하는 선에서 질척거리고만 있다.

의혹이 터지면 그 내용을 솔직하게 다 밝히고 용서를 빌어야 할 터이지만, 우물우물 시간만 끌어가며 의혹만 부풀리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급기야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지만, 이 대표의 의혹을 수사하는 기미조차 없다.

정부 여당과 검찰은 민주당의 이런저런 의혹만 잔뜩 부풀려 놓은 채 그냥 놔두고 내년 총선 막바지에 타이밍을 맞춰 터뜨릴 속셈인가 싶다내년 41022대 총선이 치러진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만에 치러지는 총선은 윤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띄고 있다. 정부 여당이나 야당인 민주당이나 반드시 과반을 차지해 승리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다.

이런 중대한 국면에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다.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하여 정치를 재개했다지만, 뉴스에서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당 공천 기구가 발족하고 심사 규정이 언론에 보도되는 정도다

기껏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사에 뒷소리나 하고 국회에서도 우물우물 시비를 거는 척하다가 물러서는 맥 빠진 야당의 모습뿐이다. 총선이 치러지는 시점에서는 야당에 더욱 불리한 일들이 터질 것이다.

정부의 갈 짓자 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작게나마 희망을 주어야 하는 야당인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역대 야당 가운데 가장 나약한 야당이다. 내년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그야말로 일당 독주, 견제할 수단이 없어진다.

건전한 야당이 국민의 편에서 강력하게 버티고 있어도 시원치 않을 정국이다. 다수당이면서도 다수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민주당은 총선에서 지지를 호소할 명분조차 없다.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서 의혹을 속직히 맑혀 책임지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사설을 쓰는 이유는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나라 정치가 균형을 이루고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딘가 발목 잡힌 모습으로 호남에 기대어 현상 유지에 만족하는 야당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민주당은 다시 태어나는 결심으로 새롭게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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