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장기 미제사건인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범인이 21년 만에 이정학(52)의 단독범행으로 밝혀졌다. 이승만은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이기도 하다.
전북경찰청은 22일 오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도살인 혐의로 이정학을 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정학은 2002년 9월 20일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백선기 경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후 백선기 경사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과 실탄 4발, 공포탄 1발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근무 중인 경찰관을 살해하고 권총을 탈취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특별수사본부를 차리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잡지 못해 사건은 20년 넘게 장기미제로 남게 됐다.
그러던 중 경찰은 올해 초 결정적 제보를 확보하고 다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게 됐다.
지난 2월 경찰은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 사건의 공범인 이승만(53)으로부터 “사라진 백 경사 총기의 장소를 알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게 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조사에 나서 울산의 한 숙박업소에서 20년 전 사라진 백 경사의 권총을 발견했다.
이후 조사에서 이승만은 진술을 통해 백 경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이정학을 지목했지만, 이정학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며 오히려 이승만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공범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이승만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는 한편 이정학의 진술은 일관적이지 못하고 모순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다.
전북경찰청은 사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긴밀히 협력해 원활한 공소유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강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21년 전 발생한 사건의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제보자·피의자 진술의 신빙성과 모순점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 역량을 집중했다”며 “114일 동안 범인과 범행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전문인력과 과학수사기법 등을 총 동원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자·피의자와 관련된 모든 사건기록 및 재판기록을 철저히 분석해 제보자 진술의 신빙성을 증명할 수사자료 및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피의자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간의 수사결과를 종합해 강도살인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조강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