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공항, 미군 공항과 관련없어야
새만금 공항, 미군 공항과 관련없어야
  • 김규원
  • 승인 2023.03.2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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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하늘길이 41일부터 막힌다. 미군 측이 활주로 정비공사를 이유로 4월부터 8월까지 군산공항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군산-제주간 하루 6회 왕복 노선 운항이 전면 중단된다. 이같은 미군의 조치에 대해 우리는 전혀 손쓸 방법이 없다.

우리는 아직도 휴전 상태에 있고 전쟁 당사국은 미국이기 때문에 미군이 하는 일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조차 없다. 1953년 휴전 후 70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전쟁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군이 전쟁 수행을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차단하여 활주로로 쓰겠다고 하면 우리는 찍소리 못하고 고속도로를 비워주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가 정전(停戰)’종전(終戰)’으로 바꾸려고 노력했으나 미국이 듣지 않아 무산됐다. 미국은 언제까지고 전쟁상태로 이땅을 제 땅처럼 활용하려는 속셈인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북도와 정부는 지난해 6월 군산 미군기지 옆에 새만금 국제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고시했다. 미군 공항에서 1.35km 떨어진 곳에 건설한다고 하지만, 하늘길에서 1.35km는 지척이다.

언제든 미군이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고 이번처럼 미군공항 운용에 지장이 있다면 폐쇄할 수 있다. 그런 문제가 상존하는데 왜 하필이면 미군과 지척인 거리에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계획을 보면 활주로 1(2,500m×45m)과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주차장, 항공 안전시설 등이 건설되어 2028년까지 완공하고 2029년에 개항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군 공항 옆에 바짝 자리 잡아 이착륙 때마다 미군 관제탑의 승낙을 얻어야 할 것이고 언제든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보조 활주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지난 13일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국토부와 서울공항이 의뢰한 새만금 국제공항 에어사이드 건설공사 입찰을 공고하여 오는 817일 개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활주로와 관제탑, 행정 안전시설 등을 건설하는 공사로 입찰 금액은 5,7777,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설계와 시공을 함께 수행하는 턴키방식입찰이므로 설계에서 최대한 미군 공항과 거리를 띄우고 이착륙에 미군의 간섭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북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세계와 이어지는 하늘길이 편해야 하고 이번처럼 미군이 지위를 이용하여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언제까지 휴전 상태로 둘 수는 없다. 미군이 언제든 한국 땅을 임의로 쓸 수 있게 하는 전쟁 당사국의 위치까지, 잘 못 된 모든 협정과 제도를 고쳐 제대로 독립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당연시하는 세력과 정부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

미군의 공항 정비 문제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전북도는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하늘길을 여는 방안을 찾아보아야 한다. 이대로 5개월을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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