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날에 광장에 선 이들
꽃 피는 봄날에 광장에 선 이들
  • 김규원
  • 승인 2023.03.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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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매화가 지고 수선화, 히야신스가 화사한 계절을 노래하며 진달래 철쭉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이런 좋은 계절이언만 서울 광화문에는 수만 명 인파가 몰려 윤석열 퇴진팻말을 들고 목이 쉬도록 외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지난 21일 엔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겨레에 굴욕과 수모를 안긴 죄, 너무나 무겁다.”라며 윤석열 용퇴를 촉구했다.

부산시 동구 항일거리에서는 24일 개신교 단체가 주관하는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를 마치고 거리에 나온 목회자들은 이제 왕()놀이는 끝났다. 그만 자리에서 내려오라라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여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체감온도가 7도까지 내려간 24,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부산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 부산기독교단제연대 소속 목사 등 50여 명이 강제 징용 노동자상,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해 있는 동구 항일거리에 모였다고 오마이 뉴스가 보도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에 나선 목회자들은 대일 굴종외교에 당혹감과 참담함을 느낀다.”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모인 목회자들은 일본의 사과는 없고 대통령실의 일본인 마음을 얻었다.”라는 말만 남았다고 성토했다.

목회자들은 “(윤 대통령은) 이 나라와 우리 헌법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라며 요권에서 나온 구국의 결단을 빗내어 오직 스스로 물러나는 것 만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마지막 구국의 결단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마이 뉴스가 전한 목회자들의 시국선언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윤석열 대통령, ”놀이는 끝났다. 이제 그만 내려오라.“>

살고 싶으냐?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여라. 너희의 말대로 만군의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아모스 5:14)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굴종 외교에 당혹감과 참담함을 느끼며, 대통령께 충언한다. 우리 국민은 일본을 향해 큰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우리 땅을 강제 병합하고 침탈하고 유린하였으며, 독립 투사들을 탄압하였고 전장에 총알받이로 내몰았으며, 강제동원(징용)노동자로 전쟁위안부로 치욕스러운 삶을 살게 했던 과거에 대해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번 일본의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마치 제국주의 침략자의 군홧발처럼 우리를 처참히 짓밟아 버렸다. ~중략- '3자 변제안'이라는 일본에 요구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우리 기업들이 해결하게 하자는 제안을 하고, 일본 총리 앞에서 발표했다. 이는 제국주의의 야욕에 강제로 동원되고 끌려가서 전쟁의 총알받이가 되고 전쟁물자 생산을 위한 강제동원 노동자들이 되었으며, 전쟁 중 군인들을 위한 일본군'위안부'가 되어 청춘을 희생당하고 생명을 잃고 모진 고초들을 당했으며, 아직도 고통받는 피해자들과 희생자들의 울부짖음마저 짓밟아 버린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삼권분립이 엄연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마음대로 뒤집고 처참하게 짓밟아 버린 것이다.

또한 당신은 국민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짓밟아 버렸다. 일본 언론들은 연일 기시다 총리가 '독도를 언급했다' '위안부문제 합의 이행을 언급했다' 등을 앞다투어 보도한다. 거기에 우리 정부는 '그런 일 없다' '언급이 적절치 않다' '한국 정부 말을 안 믿고 일본 말만 믿는다'라고만 한다. 그리고는 공항에서 식당에서 일본인들에게 박수받았다고 자화자찬을 한다.

~중략-그러나 일본의 사과는 없고 대통령실의 '일본인의 마음을 얻었다'라는 답변뿐이다. 대통령은 일본인의 마음을 얻어서 일본에 사시겠다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과거사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이 엄연한 이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 이제 왕() 놀이는 끝났다. 그만 자리에서 내려오라. 당신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무시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유린했으며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었고 일제강점기 피해자와 희생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 또한 당신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봉사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뭉개버렸다. 이에 우리는 당신이 이 나라와 우리 헌법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선언한다.

매국적인 굴종 외교를 펼친 당신으로 인해 더 큰 상처를 안은 피해자와 희생자들, 그리고 국민에게 통한의 사과를 하고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란다. 오직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마지막 '구국의 결단'이 될 것이다.

~중략-이에 우리는 오늘 '시국기도회'를 갖고 우리의 간절함을 하늘에 아뢰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이며, 앞으로 모든 양심 있는 세력들과 함께 연대하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고 기도하며 투쟁해 나갈 것임을 강력히 천명하는 바이다.

2023324일 부산지역 기독시민사회단체연대

 

27일 서울에 모인 시민과 근로자들은 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계속했다. 헌법 질서를 무시하여 대법원을 판결을 뒤집어버리고 지금껏 이어온 국민 정서를 무참하게 유린하여 일본에 모든 것을 다 내준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에 국민적 저항이 심각하다.

여당이 구국의 결단이라던 말은 박정희의 유신헌법 강제 선포에 언론이 알랑방귀를 뀌던 그 말이었다. 다시 45년 전으로 돌아간 우리 정치의 서글픈 자화상을 보며 아연하여 입을 다물지 못 한다. 민주주의 후퇴를 당연시하는 그들의 권력욕에 할 말을 잊는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역사는 결코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 잠시 머뭇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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