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희망 고문에서 벗어나야
새만금, 희망 고문에서 벗어나야
  • 김규원
  • 승인 2022.10.27 1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7일 치 도내 전체 신문의 머릿기사가 새만금에 1조원 규모 연결도로 건설 확정이었다. 중앙지와 거의 모든 매체가 이 기사를 다뤘다. 국가 재정사업 평가위원회 예비타당성 조사 심의를 통과했다는 내용이었다.

부안군 하서에서 새만금 동서도로까지 20.7km6차선 도로로 연결하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부안군 하서면 국도 30호선에서 잼버리 부지를 지나 환경생태용지, 관광레저용지, 7공구 농업용지, 순환링 도로, 국제협력용지를 경유하여 동서도로에 이르는 길이다.

이 도로 건설을 위해 2019년부터 세 차례 예타심의를 신청하여 마침내 타당성 심의를 통과했다. 사실 이 도로는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시작되었어야 할 공사였다. 민간투자를 유발하기위해서 필수적이었지만, 미루어왔다.

새만금관리청과 전북도가 거듭 요청했지만, 투자효과와 타당성이 밀려 통과하지 못했던 것이 김관영 지사 부임후 끈질기게 관련 부처를 두들기고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여 마침내 지원하겠다는 대답을 들었고 예타 통과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열심히 지원하겠다던 정부가 예타 심의만 통과시켰을 뿐, 내년 예산에 설계비조차 계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예산안에 이름조차 없는 예타 통과라니 조금 뻘쭘한 생각이 든다. 물론 예타를 통과했으니 오래지 않아 사업예산도 반영될 터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질 수 있다는 염려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북이 추진하는 일은 처음만 요란하고 결과는 흐지부지 되거나 축소되고 미루어지는 게 다반사였다. 새만금 투자도 그동안 대서특필한 협약과 계획들이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매립도 끝나고 지금 한창 잘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시작한 지 32년이 된 사업이 지금도 바닷물만 출렁이고 수질개선을 한답시고 엄청난 돈을 퍼부어도 여전히 내해 바닥은 썩어가고 있다. 제대로 시행하는 공사였으면 이번 예타 통과한 도로도 초기에 가장 먼저 만들어졌어야 했던 공사다.

연결도로 건설이 확정되었어도 필요한 예산 1조 원을 받아 내려면 또 국토부와 기재부를 수 없이 드나들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다급한 일이 연속 터지는 상황이어서 미루어지지 않을까 저어하는 마음이다.

새만금은 그렇게 늘 우리에게 희망고문이었다. 처음 새만금이 시작될 때, 도내 언론들은 전북이 살길을 얻은 듯 환호하며 대륙으로 가는 거점이니, 물류 콤비나트니 찬란한 꿈을 내놨지만, 길다란 방조제 외엔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

어부들은 보상금 몇 푼으로 황금 어장을 잃고 오늘도 해수유통을 목메어 외친다. 수변도시라는 허황한 꿈 보다는 연결도로와 함께 해수 유통으로 물을 살리고 어부들도 살리는 평범한 새만금 사업으로 전환을 생각할 때다. 적어도 희망고문에 허덕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