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투고] 전기차 화재, 확실하게 대비해야 할 때
[독자 투고] 전기차 화재, 확실하게 대비해야 할 때
  • 소재완
  • 승인 2021.11.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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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일방 김기현
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김기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도로 위에는 하얀 번호판을 가진 일반 차량만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파란 번호판을 가진 전기차들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하며 전기차의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으로 작동하는 일반적인 자동차와 달리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구동력을 얻는 전기차는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리튬 이온 배터리는 되려 독이 될 수 있다. 리튬배터리의 ‘열폭주’와 ‘재발화’의 특성이 화재진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미국에서 테슬라 모델 S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관 8명이 불을 끄는 데만 무려 7시간이 걸렸고 약 10만 리터에 달하는 물이 소요되었다. 일반 내연기관 차의 불을 끄는데 약 1000리터의 물이 소요되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통상적으로 전기차 화재진압의 첫 단계는 다량의 물을 이용한 1차 화재진압이다. 그 이후 효과적인 화재진압을 위한 여러 장비를 사용한다. 방화 담요를 이용해 불의 번짐을 막고, 크레인을 이용해 차량을 소화 수조에 담가 냉각시키거나 질식소화포 또는 질식소화약제 등 질식 소화장치를 이용한 방법 등이 사용된다.

그러나 전기차의 상용화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전기차 화재진압에 효과적인 장비들의 보급이 아직은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질식소화포를 보유한 소방서는 점차 늘고 있으나 소화 수조를 보유한 곳은 전국에 단 2곳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차 화재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압하기 위한 기술과 장비의 개발 보급이 필요한 실정이다.

늘어가는 전기차의 수요와 화재의 위험성을 염두해 익산소방서는 소방대원의 전기차 화재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관련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충전시설을 대상으로 한 현지적응 훈련을 체계적,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전기차 화재에 대한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전기차 화재에 대응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소방의 노력에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일방 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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