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앞 쌓인 눈을 치우자
내 집앞 쌓인 눈을 치우자
  • 이옥수
  • 승인 2008.12.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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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새벽부터 내렸던 눈으로 전북 대부분 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부안지역은 상서면이 32㎝, 부안읍이 25㎝ 등 평균 24.2㎝의 많은 눈이 내려 도로 곳곳이 빙판으로 변하고 이면도로와 골목길에는 그대로 쌓여있다. 보행자는 물론 차량통행에도 불편을 주고 있지만 눈을 치우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부안지역은 눈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폭설이 쏟아져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이에 부안군은 군민의 안전한 통행과 설해에 대비, 비상소집을 내리고 각 실·과에 4명씩 비상근무는 물론 시내구간과 외곽도로에 덤프트럭 3대, 제설기 2대, 모래살포기 2대 포크레인 1대를 긴급 투입, 모래살포와 염화칼슘 용액을 살포하는 등 재설작업을 완벽하게 처리 군민들이 빙판에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예전에는 눈이 내리면 집집마다 온 가족이 넉 가래와 빗자루를 가지고 나와서 자기 집 앞과 동네 골목 곳곳을 쓸고 빙판길에는 연탄재를 뿌렸다. 내 집·점포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였다.

이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이다. 그러나 요즘 눈 내린 날 아침 자기 집·점포 앞의 눈을 치우는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각박해진 세상 인심이 내 집·점포 앞에 쌓인 눈마저 치우기를 외면하는 풍토를 만들어 냈다. 눈만 오면 주택가 골목이나 인도 등이 빙판길로 변하기 일쑤다. 어린이들과 노인들은 대문 밖을 나서기 힘들 지경이다.

이번 폭설로 빙판길에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는 등 보행자는 물론 차량통행에 큰 불편을 겪지만 '나 몰라라'식이다. 아파트는 경비원이 혼자 눈을 쓸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기관 내 테니스장 등에 쌓인 눈은 치우면서 공공기관 앞 인도는 치우지 않는다. 양심실종 현장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내 집·점포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는 성숙한 군민의식이 필요하다. 이웃주민들이 서로 도와 눈을 쓸다 보면 이웃 간의 따뜻한 정도 오갈 수 있다. 시·군마다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속칭 '눈 치우기 조례')까지 제정해 자기 집 앞의 눈은 반드시 쓸게끔 의무가 지워졌다.

의무라기 보다는 나 자신 스스로가 제설작업을 솔선함으로써 내 가족은 물론 이웃 간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섬이 아닐까 싶다. 부안=이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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