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미래를 준비하는 전주일보 기대"
"변화와 미래를 준비하는 전주일보 기대"
  • 전주일보
  • 승인 2021.04.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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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변호사 전주일보 창간 15주년 특별기고 '변화와 미래'
/최영호 변호사(법무법인 모악)
/최영호 변호사(법무법인 모악)

2021년 서울시장 등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여당은 2017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압승했지만, 이번에 처음 패배했다.

이번 중심은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였지만, 기초지자체장과 지방의원 선거도 있었다. 민주당은 호남의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에서 당선자가 나왔을 뿐, 그 어떤 지역에서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선거 이전까지 민주당 내에는 지리멸렬한 야당을 두고 민주당이 야당 복은 타고났다, 당분간 민주당이 좀처럼 지기 힘들다며 자신감 혹은 자만에 가득 찼었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은 탄핵세력과 적폐세력에게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임기 1년 남짓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의 재보궐 선거에 불과할 수 있다. 이미 패배에 얼굴이 굳어진 정부와 여당을 두고 필자마저 말을 보태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굳이 선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가져온 변화에 대해 얘길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필자의 고향은 전주이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도 전주이다. 그리고 지금도 전주에 살며, 전북 밖의 대부분 친구 역시 이쪽 사람이다. 필자의 지인의 대부분은 민주당에 투표했으며,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 투표했다고 말한 지인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필자도 같은 지역 출신이긴 하지만, 그 정서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다. 그들은 정부와 여당을 욕하면서도 저쪽 좋은 일은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을 찍었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부산 출신 대통령도 우리 대통령이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역의 지인들은 지역에 살든 살지 않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끈끈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조국, 하명수사, 선거개입, 검찰개혁, 내로남불 그 어떤 이슈에도 정서의 벽은 굳건했고 무너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 평생 민주당에 투표하거나 혹은 저쪽에 투표하지 못했던 필자의 지인들로부터 더 민주당에 투표할 수 없다는 얘길 듣게 됐다. 그리고 평생 욕해 마지않던 그 당의 후보를 찍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필자는 1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었던 지인이 조국, 집값 등 변한 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어떤 점을 두고 마음을 바꿨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마음의 벽이 무너졌고, 평생 해오던 습관인지 관습인지 모를 행동이 바뀌었다. 

이번 선거 개표 이후, 가장 화제가 된 것은 20대 남자의 변화이다. 젊은 사람은 민주당 혹은 진보를 지지한다는 통념이 깨졌다. 20대 남자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세훈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보수화, 꼰대화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한쪽에 치우쳐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정치 꼰대의 반응에 불과했다.

그들은 맘에 드는 사람에게 투표했을 뿐이다. 아무 의미 없는 진보와 보수로 구분 짓지 않았다. 더 이상 집권한 권력을 두고 정의롭다거나, 진보라는 말로 포장하지 않았고, 그 포장에 현혹되지 않았다. 그들에게 진보도 보수도, 빨갱이도 적폐도, 민주화도 산업화도 먼 과거의, 꼰대의 관념에 불과했다. 그들에게 선거는 심판이고, 내 편은 가족이지 얼굴도 모르는 정치인이 아니며, 못하면 정권의 할아버지라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 이념이었다.

그런데 그 변화가 막상 절실한 건 지금 우리일지도 모른다. 전북은 지금 인구도 줄고, 경제력도 줄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절대적으로 상대적으로 인구도, 경제력도 줄고 있다. 지금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혹은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건 아니라고 하고, 투표로 바꿨어야 하지만, 우리는 30년간 잘해도 민주당, 못해도 민주당이었다.

아마 우리 지역의 젊은이들도 이미 이념과 정서의 벽을 넘었을 것이다. 그리고 서울의 지인처럼 우리도 언젠가 변할 것이다. 잘해도 못해도 특정 정당이 계속 집권하는 것, 막대기만 꼽아도 당선되는 것,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것,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고 적폐며, 지역 퇴행의 주범이다.

우리는 변할 것이다. 정치도 산업도 변할 것이고, 우리는 그 미래와 변화를 앞당기고 준비해야 한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창간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창간을 축하하며, 전주일보가 변화와 미래, 그리고 이에 대한 준비라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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