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하는 고고 챌린지?
재미로 하는 고고 챌린지?
  • 전주일보
  • 승인 2021.03.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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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마다 고고챌린지 참여 인사들의 동정이 나온다. 웬만한 지위를 차지한 사람들은 한 번씩 이름을 올리는 환경부 캠페인이다. 챌린지에 참여한 이들이 들고 있는 문구는 플라스틱 용기는 거절하고! 투명 패트병은 분리수거하고!’이다.

지난해 1225일부터 투명 패트병은 분리수거하도록 정해서 시행중이라고 한다. 생수병 등 투명한 재질의 패트병을 깨끗이 씻어서 라벨을 제거하고 납작하게 찌그린 다음 다시 부풀지 못하게 병뚜껑을 닫아서 지정한 곳에 따로 배출하도록 정했다.

이 투명 패트병은 잘게 잘라서 섬유를 뽑아내는 원료로 쓰는데, 우리나라가 매년 8만톤 가량의 재생원료를 수입하여 섬유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패트병을 제대로 버리면 그만큼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좋은 폐자원활용이 일부에서만 지켜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 투명 패트병을 수집하는 분리수거 함이 없는 공동주택이 많고 있어도 주민들이 유색 플라스틱 등 넣어서는 안 되는 종류를 넣어 깨끗하게 수거할 수 없기도 하다.

공동주택에서 제대로 패트병을 찌그려 깨끗하게 수거하는 곳이 드문 것은 주민 계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관리하는 측에서도 세밀하게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라고 한다. 생수병 라벨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버리면 제대로 수거하여 활용할 수 없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겠다는 운동 자체는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공허한 캠페인이 되는 셈이다. 고고 챌린지 참가자들조차도 패트병을 제대로 분리수거하도록 참여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요즘 이런저런 챌린지가 연이어 진행되지만, 참여자들 자신이 제대로 지키고 주변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퍼포먼스에 불과하다. 비닐을 쓰지 말자고 입이 닳도록 말은 하지만, 시장이나 민생 현장에서 검은 비닐은 필수 불가결의 포장재로 쓰인다.

기후가 망가지고 자연이 훼손되어 기후재앙, 코로나 재앙을 겪으면서도 삶의 현장에서는 우선 살고 보아야하는 명제가 앞이니 막기 어렵다. 법은 금지하고 현실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아이러니를 극복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온 세상을 뒤덮어 동물들이 죽어가고 해양오염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오늘이다. 법을 정해두고 지키지 않는 법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법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책임소재를 확실히 하여 함부로 버리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폼 나게 챌린지 사진만 찍는 캠페인은 무의미하다. 이런 캠페인일수록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여 허용 범위와 그 뒤처리 방향을 분명하게 하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막을 것이면 확실하게 막고 허용하는 범위를 좁혀가면서 인식을 바꾸는 적극적인 시책이 필요하다.

현재 공동주택의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는지, 계도가 잘 되어있는지 확인하면서 철저하게 지켜나가도록 힘써야 한다.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현장에 나가 상황을 파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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