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했던 경자년을 보내며
어수선했던 경자년을 보내며
  • 전주일보
  • 승인 2020.12.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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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시작해서 세밑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에 휘둘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온 한해였습니다. 만나지 못해 그립고 멀리 있다 보니 정마저 멀어져 가물가물해지는 마음을 발견하며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변덕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 겪은 정치 현실을 들여다봅니다. 어려운 바이러스 감염에 차분히 대응하여 K-방역을 자랑한 정부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4.15 총선에서 민주당은 민주화 이후 최대 의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이 되었습니다. 80%에 이르렀던 탄탄한 지지를 업은 대통령과 국회의 2/3에 육박하는 의원 수를 확보한 민주당이 하지 못할 일은 없었습니다. 20대에 야당에 휘둘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들에게 국민은 맘껏 일하라고 밀어준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국민이 밀어준 신뢰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모든 것을 고치고 바로잡아 믿음직한 사회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를 허비하며 허둥대는 꼴을 보였습니다. 검찰 개혁은 국회에서 국민이 준 힘으로 한꺼번에 밀어붙여 반발할 틈 없이 진행했으면 조용히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국회가 법을 고쳐 바탕을 마련한 뒤에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진행했더라면 반발할 여지없이 일을 매듭지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총선에서 만신창이가 된 통합당은 몽둥이 맞은 강아지 꼴이어서 감히 대들 수도 없었을 터이지요.

공연히 미리 조국 교수를 불러들여 냄새를 피우고 위협을 가하게 되면서 궁지에 몰린 검찰이 반발하고 통합당은 얼씨구나 고개를 들어 흔들고 깎아내리기를 거듭했지요. 추미애 구원투수가 등장하여 연달아 강속구를 던졌지만, 법원 주심이 두 번 다 볼을 선언하는 바람에 이제 던질 공조차 없습니다.

지극히 아마추어에 가까운 정권이어서 모든 일이 어설프긴 해도 과거처럼 마구 걷어 먹고 훔치는 인간들이 행세하는 세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에게 뭐든 감추려 하지 않고 속이려 들지도 않아 외려 하이에나 같은 수구 언론과 독재 시대의 하수인들로부터 공격을 당합니다.

무능해 보여도 주인인 국민을 만만히 보는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능하다해서 지난날 무법천지를 만들며 국민을 들쥐처럼 생각하던 자들이 다시 고개를 드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를 위해 가난한 이를 팽개치던 정부가 아닌 것에 안도하며 냉정한 마음으로 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검찰과 사법부가 특정 집단으로 세력화하지 않고 국민의 뜻에 따라 수사와 기소, 판결이 이루어지는 시대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독자여러분, 지난해에도 고마웠습니다. 작은 후발주자 신문이어서 모든 것이 어설프지만, 시민의 귀와 입이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신문의 횡포아래 모든 정보가 차단되어 어려움이 있지만 굳건히 나아갈 것입니다. 지켜봐주시고 자주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세밑 잘 보내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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