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난의 시기를 잘 넘어가자
환난의 시기를 잘 넘어가자
  • 전주일보
  • 승인 2020.08.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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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온 나라와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에 당황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확진자 수가 급속하게 늘고 우리나라도 하루 400명에 육박하여 17,000명을 넘어섰다.

진화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새롭게 번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초기의 V형이 아닌 GH형으로 전염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에 발령하고 3단계로 올려야 할지를 검토 중이다. 전염력 높은 바이러스가 들어온 시점에 사랑제일교회가 마치 작전처럼 감염환자들을 전국에 이주시키고 광화문 집회에 집단 참여하면서 들불처럼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그들로 인한 감염 확산은 이미 2, 3차 감염이 진행되어 그 경로조차 파악이 어려운 깜깜이 감염으로 나타나 방역 당국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국의 극우 보수집단이 버스로 상경하여 참여하는 광화문 집회를 판사가 허가한 내용도 뭔가 석연치 않다. 집회 신고서에 100명 정도의 인원이 1m 이상 거리를 두고 집회하겠다고 했다는데, 그걸 곧이곧대로 해석했다는 자체가 이상하다.

광화문 보수 집회가 100명 선에서 이루어진 적이 없었음은 어린아이도 다 아는 일이다. 그리고 허가 조건을 지키지 않은 집회가 진행되었다면 그 집회는 불법 집회로 처벌되어야 마땅하다.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숨어 진보세력을 향해 깨갱거리던 강아지 같던 전광훈을 광화문으로 끌어내서 달을 보고 짖는 늑대로 만든 건 통합당이다. 그런 그들이 요즘 코로나 확산에 민심이 달라지자 갑자기 돌아서서 전광훈과 3단계 거리 두기를 시도한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전광훈 목사는 정부의 방역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전광훈이 코로나 확진을 받고 차량에 타고 가기 전에 하던 행동은 그들의 눈에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던지 특히 확진 이후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비판받아 마땅하며 책임 있는 자리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못 한 데에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성토했다.

마치 통합당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얼마 전까지 황교안 전 당 대표가 시위현장에 찾아가 그의 손을 잡아 올리며 위무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자리를 같이했던 사진들이 언론에 보도됐던 일은 까마아득하게 잊은 듯하다.

당장에 달라진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속셈인지 모르지만, 나중에 전 목사가 자유롭게 풀리면 그를 끌어안아 다시 막말을 뱉어내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록은 동색(同色)이라지 않던가? 지금도 겉으로는 비난하면서 물밑에서는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표리부동(表裏不同)의 묘()를 구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오늘의 코로나-19 확산을 은근히 반가워하는 지도 모른다.

지난 총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 정부의 코로나 수습에 따른 세계의 호평과 국위 선양이랄 만한 반응이었다. 물론 야당의 무차별적인 국회 깽판 치기가 크게 작용했지만 말이다. 지금처럼 코로나-19가 다시 팬데믹 사태에 들어서고 3단계 거리두기로 나라 경제가 밑바닥으로 치닫게 되면 민심이 크게 동요하여 보수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도 있다. 그러한 기대를 위해 전 목사를 거물로 만들고 부추긴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한 사람과 집단의 어처구니없는 망나니짓에 나라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고 경제가 추락하는 엄청난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상황은 내란에 버금가는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우연이랄 수 없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이런 상황을 그가 연출하고 즐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세상에 악의 씨앗을 뿌려놓고 낄낄거리는 악마의 웃음 같던 전광훈의 웃음과 행동에 많은 이가 섬뜩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누군가 이런 혼란을 목적으로 교묘한 시기에 이러한 사태를 예상하고 진행한 일이 아닌가 싶을 만큼 오늘의 상황은 이상하다. 코로나가 잦아드는 가운데 지루한 장마를 겪으며 곳곳에서 수해가 나서 민심이 흉흉했다.

엄청난 힘을 지닌 여당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증폭되어 여론이 악화하는 시점에 광화문 극우 집회가 승인되고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 보유 집단이 참여하여 집회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퍼졌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감염이 나올지 예상조차 불가능한 가운데 자칫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방역 당국자의 말이 자꾸만 뒷덜미를 잡게 한다.

장마의 물기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하여 다가온다는 소식이다. 당초 한반도를 종단할 것으로 예측했던 예보가 서해상을 지나 옹진반도에서 북한으로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로 바뀌었다. 태풍의 오른쪽에 드는 서쪽지방에 216km/h의 강풍이 불고 500mm의 비가 내린다니 또 얼마나 많은 피해가 날 것인지 걱정이다. 태풍의 오른쪽이 지날 우리 서해안에 바람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사전대비가 시급하다.

어제 35도 이상의 폭염경보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열대야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눈이 뻑뻑하고 피로가 겹쳐 힘들다. 더위에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거리두기 2단계가 어제부터 시행되었다. 방콕이 최선인 생활이고 보니 즐거움이 없다. 거기다 태풍까지 오고 있으니 그야말로 3중고를 겪는 셈이다. 그 세 어려움 가운데 가장 견디기 힘든 코로나 확산이 한 인간과 그와 관련된 집단의 광적인 행동에서 비롯했다는 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이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넘는 방법은 마스크 잘 쓰고, 잘 씻고, 사람을 피하는 것이라니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를 몰고 온 이상한 자와 그를 둘러싼 집단의 획책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는 냄비는 이제 쪼그려서 분리수거함에 던져버리자. 가슴에 담긴 분노는 원인이 사라질 때까지 흩트리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재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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