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90명 중 22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한 ‘익산시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 원인이 ‘연초박(담뱃잎찌거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유해물질 배출원 조사결과 익산 장점마을 인근에 있는 금강농산은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담뱃잎찌거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환경부가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 채취한 사업장 바닥, 벽면, 원심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에서 이러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금강농산에서 배출된 것으로 확인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엔엔엔(NNN) 및 엔엔케이(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암불질이 방치되면서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이날 같이 발표한 주민 건강조사결과를 보면 비료공장 설립 이후인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주민 99명 중 22명(23건, 국립암센터 등록기준)이 암에 걸려 14명이 사망했다.
또한 장점마을의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약 2~25배 범위를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암종의 표준화 암발생비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 2.05배, 기타 피부암의 경우 여자 25.4배 및 남녀 전체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였다.
아울러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에 주민들이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 담당 및 기타 담도암, 기타 피부암의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따.
연구진은 앞선 환경오염노출평가와 주민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금강농산이 퇴비로 사용해야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로 사용했고, 건조 과정 중 배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대기 중으로 비산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관찰(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