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의 뼈 아픈 자정을 촉구한다.
전북대의 뼈 아픈 자정을 촉구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07.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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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2 일자) 본지 7면의 제목 바람 잘 날 없는 전북대가 말하듯 최근의 전북대에서 잇따라 터지는 부끄러운 사건들은 과연 그런 일이 상아탑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것인지 의아스럽게 한다. 더구나 터지는 사건마다 그 주역들이 학생들의 존경 속에 진리를 추구해야 하는 교수들이라는 데서 도민들은 실망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어쩌다가 진리의 전당이 악취가 진동하는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했는지.

본지 22 일자 사회면 보도에 따르면 전북대 특성화캠퍼스에 재학중인 한 학생이 4년 동안 단 한 번도 영어 강의를 하지 않은 교수가 있어서 학교 측에 사안을 말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사실을 공개한 학생은 문제의 교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리강의를 하는 바람에 말썽이 빚어져 이 사실을 학과장에게 알렸더니 그 교수가 자신에게 찾아와 왜 일을 크게 만드느냐?’고 학생을 협박하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영어를 담당한 문제의 교수는 4년 동안 단 한 번도 강의를 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학점을 주고 급여를 챙긴 셈이다.

이런 사안이 학생들에 의해 공개되었어도 대학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자 전북대학 총학생회가 19일에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들의 잇딴 비리를 성토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한다.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부끄러운 일을 세상에 공표하고 싶은 학생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기자회견을 연 학생들의 마음을 교수들이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반성이라도 하는지 의문이다.

전북대학 일부 교수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교수의 성추행 사건, 음주운전 적발, 자녀를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시킨 자녀 입시 비리, 교수가 조교 등에 행한 갑질, 학사 비리 등등 마구잡이 세상의 시정잡배나 저지를 행위를 저질러왔다. 그런 부끄러운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학생들이 나서서 자정을 요구했지만, 솜방망이 징계로 어물쩍 넘어가는 수법으로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했다.

대학의 권위는 학생들의 취업 숫자나 성적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4년마다 새롭게 들어와 졸업하면 그만이지만, 교수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진리를 가르치는 상아탑의 중심이다. 교수가 젊은 학생들의 멘토가 되지 못하고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평가되면 그 대학은 한 마디로 볼 장 다 본 허접쓰레기 대학으로 전락한다.

전북대학 교수회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 너나 나나 같은 처지인데 겨 묻었느니, 똥 묻었느니 시시비비 가릴 것 있느냐해서는 안 된다. 내 손가락을 자르는 심경으로 잘라낼 건 잘라내고 새 살이 돋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존경하는 교수, 도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전북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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