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점 못찾은 평화당 결국 '분당 수순'
합의점 못찾은 평화당 결국 '분당 수순'
  • 고주영
  • 승인 2019.07.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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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파 "당권투쟁에 불과" vs 비당권파 "대안정치연대 결성" / 정동영, 박지원 겨냥 "분열선동 유감…당 흔들기 중단하라" / 유성엽 "9월 정기국회 전 '제3지대 신당' 매듭"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가 결국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17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주영 기자

최근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깊은 갈등의 골을 보였던 민주평화당이 끝내 갈라설 모양새다.

이는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가 17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결성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평화당은 지난 16일 밤 9시부터 2시간 가량 서울 모처에서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에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 자리는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유 원내대표,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 중심의 비당권파가 한 데 모여 각 입장을 공유하고 합의점을 찾아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재차 확인하고 마무리됐다.

이후 유 원내대표와 일부 의원들은 추가 논의를 거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라는 연대체를 결성했다.

연대에 함께하는 의원은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다. 이중 유 원내대표가 대안정치의 대표를 맡고 최경환 의원이 대표간사를, 장정숙 의원이 대변인을 맞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누르고 1당이 될 수 있는 튼튼한 경제정책을 만들어 대안 정치세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은 총 3단계로 구상하고 있는데, 가급적 신당이 9월 말에 출범했으면 한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12월과 내년 1월 2단계 변화를 하고, 총선에 임박해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당 의원 토론에 참가한 10명의 국회의원으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약칭 '대안정치'를 결성했다"고 소식을 알렸다.

반면 평화당 내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당권과 총선 공천권을 요구하는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고 이들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경청했고 당이 사분오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뗀뒤 당내 특정인이 당의 분열을 선동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당의 분열을 주도하고 그리고 결사체를 주도하고 도대체 그분이 원하는 당의 최종적인 모습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가 말한 '원로정치인'은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정 대표는 "비례대표 선정권과 공천권을 내놓아라, 당 대표직을 내놓아라, 지난 1년 동안 단 한 번도 그 원로정치인은 정동영 대표를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며 "한 원로정치인의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평화당의 주인은 당원임을 강조하며 이번 사태와 관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전국의 지역위원장과 상설위원장, 특별위원장, 상임고문단 등과의 만남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박주현 의원은 "제3지대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이 오히려 제3지대에서 멀어지게 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며 "아무런 내용 없이 오로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면 한낱 당권투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영삼 최고위원은 "특정 중진 의원을 배후로 하는 공천놀음 연대라고 저는 규정 짓고 싶다"며 "이제 부질없는 기득권 유지 연대 놀음의 고리를 끊고 10만 당원과 함께 호흡하고 21대 총선을 준비하는 대열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평화당은 이제 이른바 '한지붕 두 가족' 형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권을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앞으로 양측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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