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세대별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시민 세대별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 김규원
  • 승인 2019.07.15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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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큼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는 거의 무인기가 설치되어 있다. 시외버스 승차권 발매기, 민원서류발급기, 현금을 인출하는 ATM, 외식업체의 무인 주문기, 일부 대형 마트의 자동 계산기, 시내버스 정보제공 기기, 노인복지관의 식권 발급기 등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들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상거래, 돈을 보내고 받는 간편송금, 어느 곳에서나 펼쳐볼 수 있는 전자책, 뭐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찾아보는 각 포털의 정보와 전문지식까지 간단하게 손안의 스마트폰이나 자동화기기를 통해서 하지 못할 일이 거의 없다. 가전제품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여 집 밖에서도 제품을 운용할 수 있고 필요한 조치를 다 할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과 신속함은 그런 기기를 이용할 줄 아는 세대, 아는 사람에게만 유용하다. 현대기기를 잘 이용하는 사람은 할 일도 많고 무료하지 않다. 그러나 이런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불편한 세대, 또는 아예 이용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무인화 기기나 편리한 스마트폰이 되레 불만이다.

예전 같으면 배우거나 책을 읽어서 배운 일이 아니면 알지 못하던 지식이어서 아무나 활용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거의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나 정보를 간단히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흔히 어설프게 아는 정보나 지식을 내놓았다가는 그 자리서 면박을 당한다. 듣는 사람이 즉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하면 들통나기 마련이다.

이처럼 오늘의 시민들은 자동화나 무인화, ICTIoT를 이해하여 편리함을 다 누릴 수 있는 사람들과 일부만 누릴 수 있는 사람, 아예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로 나뉜다. ‘알면 아는 대로 살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사는 것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겠지만, 시민의 행복과 복리를 생각하는 행정이라면 이런 편리함을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른 행정태도일 것이다.

특히 노인계층은 일부 생각이 열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컴퓨터니 무인 발급기는 아예 접근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오면서 몸으로 부딪치는 일에만 익숙한 노인들이다. 노인들은 처음에는 아예 거부하고 알려 하지 않지만, 그들에 접근하여 새로운 기기의 효용을 제대로 일러주고 알게 해보면 흥미를 느끼고 편리함에 감탄한다.

모든 세대와 시민들이 다 함께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면 행정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효율도 배가된다. 지금 행정이 해야 할 일은 시민교육이다. 문화예술과 인문학 교육만 아니라 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세대별 커리큘럼이 마련되어야 한다. 모르는 사람들을 아예 도외시해서는 행복한 사회를 이룰 수 없다.

행정은 낙오자는 버리고 가는 전쟁 마당의 관리가 아니다. 시민이 함께 행복하고 이해하며 같이 갈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대응해주는 게 현대 행정이다. 새로 나온 무인기기 조작을 일러주고 새로운 시대의 흐름도 설명해주며 이끄는 행정이 제대로 된 복지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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