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부근에 장수의자 설치하자
횡단보도 부근에 장수의자 설치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05.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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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익산시의회에서 장경호 익산시의원이 적절한 제안을 내왔다. 횡단보도 옆에 쉬어갈 수 있는 벤치를 설치하여 노인들이 신호 대기 동안에 앉아 기다리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횡단보도에서 잠시 기다리면 신호가 바뀔 터이지만, 노인들은 서 있기가 불편해서 빨간 신호에도 무단횡단하다가 사고가 난다. 이런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남양주경찰서가 횡단보도 주변에 의자를 설치했더니 노인들의 무단횡단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에 서울시와 천안시 등 타 자치단체에서 이 아이디어를 채택하여 횡단보도 주변에 의자를 설치하고 그늘막을 만들어 기운이 달리는 노인들이 잠시 쉬다가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또 이 장수 의자가 영국의 BBC방송에 ‘long life chairs’라고 소개되어 기다림에 지친 노인들을 구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한다.

도시의 아파트 지역 조금 교통량이 적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보면 대개는 신호를 차분하게 기다리지만, 노인들은 당장 차가 지나가지 않으면 붉은 신호를 빤히 보면서도 휘적휘적 길을 건넌다. 설마 나를 치이겠느냐 하는 마음인지 몰라도 잘 걷지도 못하는 걸음으로 무단횡단을 태연하게 한다.

사정을 알아보면 노인들은 걷는 것보다 서 있는 게 힘이 더 든다고 한다. 걸으면 진행 방향으로 관성이 생겨서 넘어지지 않지만, 가만히 서 있으려면 중심이 흔들려 넘어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런 노인이 횡단보도에서 기다릴 때 앉을 의자가 있다면 당연히 잠시 앉아서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이 아니어도 몸이 불편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므로 장수 의자를 도내 전역에 설치한다면 점차 늘어가는 노인보행자사고를 줄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 도내에서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지난 20161,770, 20171,694, 지난해 1,585건으로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망자 역시 같은 기간 지난 2016107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3년 새 28% 감소했다. 이같이 보행자 교통사고는 감소하고 있지만 60대 이상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되레 늘고 있다고 한다.

도내에서 발생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2,051건으로 전체의 40%에 달했다.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체 298명 중 60대 이상 노인이 201명으로 67%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사망자 대비 노인 사망자의 비율이 지난 201655%, 201773.5%, 지난해 75.3%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장수 의자는 퍽 요긴할 것 같다. 횡단보도 주변에 의자가 놓여있고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으면 저절로 의자에 앉아 쉬게 되고 교통신호도 자연스럽게 잘 지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시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이야말로 자치단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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