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생아 늘리기
전북 출생아 늘리기
  • 김규원
  • 승인 2019.05.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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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 편집고문
김 규 원 / 편집고문

전북의 출생아 수가 한 해 동안 1만 명 이하로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에서 태어난 아이는 9,858명이라고 한다. 이는 201314,838명에 비해 4,980(33.6%)이 감소한 수치다. 그동안의 출생아 수를 보면, 2014년은 14,341, 201514,144, 201612,872, 201711,200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3년 전국 분만 건수는 427888건 이었으나, 6년만인 2018년에는 327120건으로 23.6% 감소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3~2018년 지역별 분만 심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출생 아동 수가 6년새 전북 33.6%, 전남 33.1% 순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통계보다 10%포인트 더 많은 숫자가 줄어든 전북의 출생아 감소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고 이는 오래지 않아 지역 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노인 인구만 늘어가고 어린아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소멸의 길을 밟아가는 전북이다. 물론 이 문제는 전북만의 것은 아니지만, 우선 발등의 불이 뜨거운 지역이니 적극적인 대책이 먼저 구상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는 사망자 수가 출생 수를 넘어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 시대로 진입한다는 전망이 나와 있기도 하다. 해마다 노인 인구의 나이가 늘어 점점 무기력한 지역, 쇠퇴하는 지역으로 전락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하여 정말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출산장려를 한답시고 출생아를 위한 지원 대책을 수 없이 내놓고 있지만, 출산용품이니 출생 수당 지급 등의 그렇고 그런 수단이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정도 지원이 출산을 늘리리라고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다. 젊은 남녀가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할 생각이 없는데 그러한 소극적인 지원으로 출산을 늘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뒷바라지하느라 인생을 통째로 바쳐온 부모세대와 달리 자신의 인생을 알차고 즐겁게 보내려 한다. 자녀를 낳아 아이들에 묻혀 내 인생을 허송하지 않겠다 생각이다. 그래서 결혼하고도 자녀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세대가 많다. 그러나 일단 결혼하면 계획출산이 무너져 자녀가 생길 수 있는데 여러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 출생이 늘지 않는다.

지난 8일에는 전북도지사와 도내 상의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이 모여 인구 늘리기 실천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과연 그들 경제단체가 어떤 방법으로 인구를 늘리겠다는 것인지 모르지만 과연 효과 있는 짓인지 의심스럽다. 기업들은 임신하면 퇴직을 바라고 육아휴직도 말뿐인 기업이 많다는데, 형식적인 행사는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가운데 상당히 긍정적인 의식조사 내용이 발표되었다. 이 조사는 경기도민 20~40대 성별, 연령별 균등할당표본추출을 통해 기혼자와 결혼할 의사가 있는 미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출산에 대한 의식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95.8%가 자녀출산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희망하는 자녀수는 2(66.2%)을 가장 선호했으며 1(18.8%), 3명 이상(15%) 순이었다. 기혼자는 희망 자녀수를 2-1-3명이상 순으로 꼽았다. 미혼자는 2-3명이상-1명 순으로 답해 자녀 2명 이상을 원하는 비율이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높았다.

자녀에 대한 남녀선호도에서는 상관없다가 전체 응답자 54.8%를 차지했고, 여자 33.8%, 남자 11.4%로 조사됐다. 이제 남아선호의 풍조가 거의 없어지거나 오히려 역전한 듯한 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이를 종합하면 출산 가능 인구의 의식이 인구절벽 시대를 극복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으로 바뀌는 게 아닌가는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결혼해야 할 연령층의 남녀들 상당수가 주거문제 등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의 결혼 관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31913일까지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남성 1708·여성 1294)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하고 싶지만, 못하는 경우 중 주거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68.5%로 집계됐다고 한다.

주거문제와 아울러 결혼 비용도 마련해야 하는데, 예식비용과 혼수, 여행경비까지 경제적 부담이 엄청나서 결혼하지 못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각자 형편대로 예식을 치르고 단칸방이라도 둘이 사랑하면 행복해하던 지난 시절과 판이한 요즘의 결혼 풍속도를 고쳐볼 수는 없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지자체가 나서서 신혼을 위한 임대주택을 마련해주고 예식장도 지자체 건물을 이용하여 형식적이 아닌, 독창적인 행사를 마련해주어 결혼식을 치르게 하는 방안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형편으로는 어떤 정책보다 인구 늘리기를 우선하여 구상하고 집행해야 한다. 공연한 공공건물 짓기나 청사 확장, 표를 얻기 위해 노인 뒤치다꺼리에 정성 쏟기보다 제대로 된 인구 늘리기를 시행해야 한다.

경기도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의식에는 인구절벽으로 노동력이 없어지고 노인만 득시글거리는 사회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정부와 자자체가 서둘러 뭔가 계기를 마련해주는 타이밍이 지금이다. ‘포기의욕으로 바꾸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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