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시인 생애 첫 시집 ‘귀가’ 발간
김정현 시인 생애 첫 시집 ‘귀가’ 발간
  • 김도우
  • 승인 2019.02.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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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현 시인

교사 출신 시인 김정현 씨(80·사진)가 최근 첫 시집 ‘귀가’를 출간했다.

약관의 나이인 1958년 ‘성좌(星座)’ 동인 활동을 시작한 지 61년 만이자 1973년 한국일보에 ‘세수(洗手)’를 발표한 이후 46년 만이다.

‘귀가’는 그동안 그가 쓴 시 수천 편 가운데 80편을 엄선한 유일한 시선집이다. 그는 평생 시를 쓰면서도 단 한 권의 시집조차 내지 않은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그의 수록 시들은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일상 정경을 다루고 있다.

김 시인은 “시만큼 즐거운 일이 없는 것 같다. 시가 좋아 읽고 짓는 것 자체에 만족했으나, 팔순에 접어들어 자녀들 성화에 못 이겨 출간하게 됐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고등학생때인 1955년 지역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현대문학’ 창간호를 접한 뒤 자취방에 있던 쌀을 팔아 책 한 권을 산 게 문학에 관심을 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순천사범학교 3학년 때인 1957년 전남 순천지역 한 백일장 대회에서 산문시 ‘갈비(가을비)’로 장원해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신석정 시인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자신감을 키웠다.

군 제대 이후에는 8개월 동안 서울의 한 대학 국문과에서 몰래 강의를 들으며 문학공부를 할 정도였다.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서 30년 넘게 교단을 지키면서 여수시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 문학발전을 위해 앞장서왔다.

2011년에는 한려문학상을 수상했고, 산수(傘壽)의 나이인 현재도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서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주변 문학인들은 “시를 향한 그의 애정과 애착으로 한 평생 창작에 매진하면서도 시집 한 권을 내지 않을 정도로 경건한 삶을 유지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유종호 문학평론가(전 연세대 석좌교수)는 시집 서문에서 “안온하고 심상하되 바탕에는 수용의 덕목이 보이는 긍정 시편들”이라며 “시인이 숙명 같은 시 인생에서 마주한 사람과 자연, 만물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통해 평생 시의 본질에 다다르고자 한 바람을 오롯이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지용(1902~1950)이 윤동주 시인을 두고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고나! 29세가 되도록 시도 발표하여 본 적도 없이!”라고 한 말을 김 시인에 비유하며 “80에 유일시집이라니 그 삶도, 고독도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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