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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이 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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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8  14: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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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울적한 날 어디에 대고 울 곳이 없어서
내장산 서래봉에 오르니
산 가득 바람 넘치고 마음 비운 단풍들이
내장사 앞마당에 가득합니다

심난한 마음을 버리러 예까지 왔는데
천지사방을 둘러봐도 숲은 숲대로 골짜기는 골짜기대로
버릴 데가 없습니다

왼종일 산 속을 헤매다가 무심한 바람만 한 짐 짊어지고
산비탈을 내려오다
발목 주무르고 있을 때
이리 앉은 바위와 저리 누운 나무들이
여기는 속보이는 인간들이 머무는 땅이 아니니
너희가 사는 마을로
내려가라 어서 빨리 내려가라 합니다

 

/내장산內藏山 : 정읍시 내장동 소재

 불평 없이 맞이해 주는 것이 산이다. 산행은 마음에 끼인 때를 씻어내 줄 뿐만 아니라 정상에 올라 발아래를 바라보는 기쁨이 있다. 우리는 보통 산을 정복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조들은 산에 오르는 것을 등산이라고 하지 않고 입산이라고 했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경배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소슬하게 부는 바람, 골짜기에 흐르는 물소리,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은 산만의 특징이자 자랑거리다. 산은 거대한 생명체로 아늑하고 평온하고 충만감으로 인간들을 매료시킨다.

산행은 보통 단체로 한다. 그러나 절대고독을 느낄 때 혼자서 산행하는 것도 좋다. ‘고독’은 누구에게도 침범당하지 않는 자기만의 고유하고 자유로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고독’은 산행을 통한 힐링 과정을 거쳐 소멸시킬 수 있다. 특히 산행을 마치고 산하山下 마을 음식점에서 ‘혼밥’을 먹으면서 시간의 흐름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것이다.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는 시인의 노래나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산에 간다’는 등산가의 말이 아니더라고 인생이 우울해지면 홀로 산으로 가는 것도 좋다.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누구나 ‘혼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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