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톡스(money talks)
머니 톡스(money talks)
  • 전주일보
  • 승인 2018.10.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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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톡스(money talks)' 라는 말이 있다. 우리 말로 '돈에 관한 이야기'다. 돈은 참 할 말이 많다. 누가,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를 보면 사람이든 단체든 기관이든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서 기자들은 열심히 돈 얘기를 쫓는다.

우선 자기가 살고 있는 시·군·구 등 지자체의 의회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맘만 먹으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방 재정법이나 '지방자치단체 세출 예산 집행 기준'을 보면 편성목·통계목·세출로 분류된다. 그것을 들여다 보면 우리 동네 의원들이 사용한 예산의 지출 내역이 나온다. 구입한 물건 목록이나 해외 출장비 등을 살펴보는게 가능하다. 이들이 쓴 예산내역은 지방 재정법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모든 주민들에게 공개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출장비는 물론 업무 추진비·물품 구입비·의원 배지값 등으로 얼마나 썼는지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들여다 볼만 하다.
 
단체장은 또 어떻게 쓸까. 보통 기관장에게는 '업무 추진비'라는 것이 있다. 이는 자치단체장 등이 공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다. 달리는 '판공비'라 한다. '클린 카드'기준이 있으니 한번쯤 들여다 보기 바란다. 못 보게 하면 정보공개 청구 요구를 할 수 있는 관계로 크게 걱정 안해도 된다.

사람들은 수중에 있는 내 돈이 아니면 관심이 없다. 자기 동네 의원이 누구인지 모른다. 단체장의 경우에는 더 더욱 관심이 없다. 기초의원만 해도 연봉이 6천만원에 부수입이 짭짤(?)하다. 이들의 돈 씀씀이를 아무도 알려하지 않아 막무가내 식 해외 출장을 부득 부득 나간다. 지방의원, 단체장들은 가히 신이 내린 4년 정규직이다.

지금 사립 유치원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립 유치원 비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문제 삼기전까지 2조원 가까운 국민 혈세가 유치원 원장 쌈짓돈 등으로 줄줄 샜다. 국가 돈이 들어가는 곳에 당연히 감시가 있어야 했다. 원장님들이 알아서 잘 쓰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달이 벌어진 뒤에야 사회가 온통 난리다. 흔히 사람들 관심이 없는 돈을 '눈먼 돈'이라고 한다. 이런 눈먼 돈이 많을수록 사회는 혼탁해진다. 사람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돈에 관심을 갖지 않을때 눈먼 돈은 힘을 발휘한다.

사실 이런 돈은 곳곳에 널려있다. 우선 아파트 관리비부터 살펴 보라. 그리고 동네 의원, 군수, 구청장, 시장님들이 피같은 혈세를 제대로 쓰는지 눈 부릅뜨고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 탓할 자격 없다. 유치원 비리가 알려진 건 아이 맡긴 엄마들의 끈질긴 '머니 톡스' 덕분이었다.

엄마들이 1년 이상 머리 싸매고 싸운 결과 비리 유치원들의 잘못된 돈 씀의 전모가 알려졌다. 눈 먼 돈은 여전히 할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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