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막말' 그 유쾌한 상상
'막말+막말' 그 유쾌한 상상
  • 전주일보
  • 승인 2018.05.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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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想像)은 늘 즐겁다. 못할 게 없어서다. 생각이 곧 현실이 되는 꿈의 공간이 상상이다. 그 속에선 누구나 자유롭다. 내가 곧 창조주니 즐겁고 유쾌할 수 밖에 없다. 상상은 가끔 지친 일상의 탈출구가 되곤 한다. 꿈 속 현실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상상한다. 자신이 자리한 모든 곳에서. 과하지만 않으면 어떤 상상도 해볼만하다.

정말 재미있는 건 짜증나는 일이 많을수록 상상은 늘 유효하고 즐겁다는 것이다. 요즘 정치인들의 두서없는 막말들이 사람들을 짜증나게 한다. 다름아닌 한반도 정세에 관한 것들이다. 무엇이 그렇게 그들의 막말 상상력을 자극하는지 모르겠다. 참 기발하다.

5·26 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여당 최고 선대본부장"이라고 했다. "북한 퍼주기"도 언급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내용은 50여분 만에 삭제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가세했다. 홍 대표는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한바탕 쇼", "문 대통령을 구해주기 위한 김정은의 배려"라고 폄훼했다.

말 그대로 막말 쇼였다. 대다수 국민들이 환호하던 그 순간 그들은 그렇게 스스로를 짜증 유발자로 낙인찍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이다. 설령 배가 아프더라도 참아야 하는 때도 있는 것이다

국내에 이들이 있었다면 국외에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있었다. 그는 최근 한 강연에서 6·12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그 볼품 없는 (북한의) 비행기가 무사히 싱가포르까지 날아가 주는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떨어진다면 (시시해서) 말할 거리가 안된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추락'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북한 비상사태에 따른 난민 표류를 가정해 "무장 난민일지도 모른다. 경찰로 대응이 가능할까. 자위대가 출동할까. 사살할까.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해 물의를 빚었다. 오지랖도 넓다. 남의 나라 일에 '감 놓아라. 배놓아라' 하는 꼴이 영 볼썽사납다.

그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와는 악연이다. 그의 증조부 아소 다키치는 일제 강점기에 후쿠오카에서 아소 탄광을 운영하며 조선인을 징용해 강제 노동으로 재산을 불린 인물이다.

참, 짜증나는 세상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상상이다. 종종 막말과 막말이 만나면 '유쾌-통쾌-상쾌'한 상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 가령 이런 상상을 두고 하는 얘기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의 막말에 대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냈다. "일본의 아소 다로가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일본 정부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상상, 그 자체만으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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