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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선언은 인간애(人間愛)의 희망이다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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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0  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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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갑 제 / 언 론 인

구랍 28일 발표된 불교·개신교·천주교의 종교 개혁 선언문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으로 향하고 있음을 웅변해 준다. 부(富)가 세습되고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곳곳의 부패와 부정,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현실에서,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맑고 깨끗하고 시원한 진리의 함성이었다. 이래서 세상은 살 맛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원효탄신 1천400주년, 루터 종교개혁 500 주년을 맞아 발표된 3개 종단 종교 개혁 선언은 한마디로 “이게 나라냐?”에 이어 “이게 종교냐?”고 물음부터 출발했다. 우선 “대다수 절과 성당, 예배당은 성스러움과 무한, 빛과 소금을 상실하고 신자들은 하나님과 가르침보다 돈을 더 섬기면서 소비와 향락을 무한정 추구하고 약자들의 신음과 절규를 외면하고 있으며, 진리와 의미는 사라지고 각자 제 살 궁리만 도모하면서 모두가 외로움과 소외에 몸부림치면서도 서로 이를 심화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광장에서 촛불을 밝혀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면서 “신자들도 이에 맞추어 이제라도 예수님과 부처님의 진리를 올곧게 세워 공동체를 복원하고 맑고 향기로운 종단을 일으켜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처님과 예수님의 본래 가르침을 따르며 예수처럼, 붓다처럼 살아갈 것”을 선언했다. 아울러 “우리는 돈의 힘에 굴복한 물신 종교, 권력과 유착관계를 맺은 정치 종교, 성직자와 수행자가 모든 것을 독점한 권위 종교,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자폐 종교, 주술의 정원에 머물고 있는 퇴행 종교, 이웃종교의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독단 종교를 성찰하고 거부한다”며 각기 믿음은 다르지만 한 목소리로 한국 종교의 개혁을 천명했다.  진정 세상을 밝혀줄 생명의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불교계는 “지금 한국 불교는 주지들이 권력과 자본을 독점한 채 억대도박, 은처(隱妻), 공금횡령, 성폭행, 폭력을 다반사로 행하면서 외려 청정한 스님들을 배척하고 있다”고 고백한 뒤 “스님들은 무소유, 평등, 자비의 정신을 상실한 채 각자도생(各自圖生)하고 있고, 불자들은 깨달음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중생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계율을 범하고도 참회하지 않는 스님들은 섬기지도 공양을 올리지도 않겠다. ▲수행과 재정을 분리하여 스님들이 수행과 포교,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모든 조직을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구성하여 주지 독점체제를 해체하고 평등 공동체로 만들겠다. ▲모든 생명과 중생들의 고통을 내 몸처럼 아파하며 그 아픔을 더는 일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개신교도 통렬한 반성부터 시작했다. “한국 개신교의 추락상(像)은 안쓰러울 정도다. 교파로 나뉘어 분열되고, 자신들의 교리에 안주하여 스스로의 근원인 예수를 잊고, 세상과 소통치 않고 담장을 쌓으니 세상이 교회를 등진다. 세상은 이를 두고 한국교회에 하나님이 없는 증거라고 조롱하고, 개신교 신앙인들이 예수를 가롯 유다처럼 은전 30냥에 판 일이라고 비유했다. 그리고 이를 고칠 의지도, 힘도, 용기도 없는 현실이 더욱 뼈아프다”고 가슴을 쳤다. 이와 함께 ▲교회와 성직자들의 부당함을 밝히고 교회 공공성 회복을 위해 신앙적 노력을 다할 것 ▲‘모든 신앙인이 사제’라는 개신교 종교개혁의 정신에 따라 성직자들 역시 권위주의적 체제의 신분으로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의 차이로 이해하고 존경할 것 ▲평신도와 함께하는 민주적 운영방식을 적극 모색하며 ‘교회의 크기를 우선시하는 자본화한 교회(성장)’논리 대신 ‘작은 교회’들의 출현과 역할을 지지할 것 ▲자기 폐쇄적 신앙을 버리고 이웃종교들과 더불어 세상을 향한 열린 교회를 지향할 것 등을 천명했다.

천주교의 참회도 뜨거웠다. “한국 천주교회는 가난한 이들의 희생을 담보로 맘몬을 섬기는 자본주의에 맞서지 못하고, 자본주의에 포섭되어 부유함을 선택하는 일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고 전제한 후 “교회는 이윤추구 사업에서 물러나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에서 가난한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신도 희년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성직자 중심의 교회 운영을 멈추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한 형제자매로 교회 운영에 참여하도록 할 것과 ▲인간의 노동이 자본보다 우위에 있다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해고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돌아보아야 한다 ▲지역공동체와 이웃종교를 외면하면서까지 벌이고 있는 순교성지 성역화 사업이 순교정신과 복음 정신을 바탕으로 이웃 종교와 역사를 배려하는 진정한 성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피조물의 집인 지구가 상처받지 않도록, 4대강의 재자연화, 탈핵 등 자연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즐거운 불편’을 몸소 실천할 것도 선언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감동어린 선언이 아닐 수 없다. 가슴이 떨리는 감동이 지금도 밀려온다. 세상에 물들고 세속에 찌든 일개 범부인 나는 정말이지 더 이상의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의 손을, 행복한 사람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손을, 건강한 사람들이 아픈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새 세상으로의 변화도 진심으로 기도했다. 이 선언이 이 시대 인간애(人間愛)의 출발점이 되길 빌고 또 빌면서. /김갑제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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