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심에 선 국민의당을 생각한다.
다시 중심에 선 국민의당을 생각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7.10.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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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의 분당이 가시화하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개혁보수를 부르짖으며 새누리당을 탈당하여 창당한 바른정당이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9개월 만에 분당 이라는 아픈 현실에 직면해 있다. 바른정당이 창당될 당시에는 박근혜 정권의 호위무사인 새누리당의 이미지로는 정치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유력하므로 일단 살고보자는 심경으로 탈당했던 의원들이 다시 쪽수 많고 공동유대감이 큰 자유한국당으로 슬그머니 돌아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통합파라고 지칭되는 바른정당 의원들은 애당초 색채가 애매한 개혁보수라는 노선이 맘에 들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화끈한 꼴통보수의 생떼 정치를 좋아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아 생존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에 바른정당을 선택했을 터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태를 들여다보니 아직도 보수의 고향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잘하면 다음선거에서 의원직을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로 다시 자유한국당에 돌아가 3년 후를 기약하고자 하는 심사일 듯하다. 지난 5월 2일 대선을 구실로 자유한국당에 돌아간 13명의 철새들이나 이번에 다시 돌아가려는 그들이나 모두 소신도 노선도 없는 기회주의자들이 아닌가 싶다.

탈당의원이 15명 이상이 되면 자유한국당은 국회 제1당이 될 수 있다. 국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호각을 이루게 되면 국민의당의 비중이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되고 제대로 캐스팅 보터가 될 것은 자명하다.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사안마다 피 말리는 수 싸움을 해왔던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에 봉착한다.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기위해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냉담하다. 안철수 대표는 “그건 옛날 이념정당 중심의 사고방식”이라며 “우리당을 왜 만들었는지에 완전히 반하는 생각”이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안철수 대표의 말 가운데 ‘우리당을 왜 만들었는지에 완전히 반하는 생각’이라는 대목은 안 대표의 큰 착각에서 나온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당을 만든 건 호남을 중심으로 한 국민들이지 안철수 대표가 아니다. 호남이 만들어준 정당이 호남의 정서와 맞지 않는 노선을 지향해왔기 때문에 민심이 떠나서 대선 때에도 표를 얻지 못했고 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만든 당이 아니다.

국민의당이 이번에도 호남의 민심과 이반하는 보수와의 통합이나 연대를 모색하거나, 캐스팅 보터 역할에 재미 붙여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치우친다면 당장 코앞의 지방선거에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보게 될 것이다. 국민을 위에 두는 정치인에게 기회도 따른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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