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 냉방영업장은 가정용 전기요금을 내도록하자.
개문 냉방영업장은 가정용 전기요금을 내도록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17.07.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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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어제 전주의 기온이 33℃를 윗돌고 경주는 37℃에 이르는 폭염이었다고 한다. 바야흐로 염제(炎帝)가 맹위를 떨치는 한여름이 되었다. 지고 온난화로 더위도 갈수록 이상 현상을 보이며 50℃를 기록하는 지역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올 7월에 이미 39℃의 고온이 나타난 지역도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더위에는 시원한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거나 몸을 씻으며 여름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짜릿하게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수박이나 참외 등 시절과일을 먹으며, 시(詩)를 짓거나 주효(酒肴)를 벗 삼아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즐겼던 옛 선비들의 피서문화를 탁족(濯足)이라고 했다. 지배계층인 선비들의 여름나기(避暑) 방법이다.

서민들은 산골까지 찾아갈 말이나 가마도 없으니 낮에는 동구 밖 정자나무아래 그늘에서 한 더위를 피하고 밤이 되면 물이 있는 개울을 찾아가 벗어부치고 목욕을 하며 더위를 잊었다.

요즘 사람들의 피서 방법은 물을 찾아가거나 시원한 나라로 피서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냉방기기를 이용한 자가 피서다. 전기요금 폭탄이 무서워서 에어컨을 두고도 선풍기를 돌리지만,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위가 피크를 이룰 때면 발전 용량을 풀가동하고도 예비전력량이 아슬아슬한 지경에 이른다.

더구나 금년 여름은 오래 쓴 고리원자력 1호기의 발전을 멈추어 발전 설비 용량이 줄었다. 숫자상으로는 예비전력량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한여름 절정기에 국민들이 전기를 낭비하게 되면 자칫 예비전력이 바닥날 수가 있다. 시민들은 전력 사정을 잘 알아서라기보다는 전기를 많이 쓰면 누진요금을 물어야 하기에 최대한 전력소비를 줄인다.

그런데 일부 상가에서는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여 막대한 전력을 낭비하고 있다. 매장 앞에 이르면 시원한 냉기가 밖으로 밀려나와 고객은 저절로 점포 안으로 들어서게 되는 점을 노린 상술이다. 문을 열고 냉방기를 돌리면 막대한 에너지가 허공에 흩어져 날아가게 된 다는 점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다. 문을 닫았을 때보다 3~4배의 전력을 더 쓰는 낭비이다.

이를 막기 위해 행정이 점검을 하겠다고 예고를 한 가운데서도 문을 활짝 열고 영업을 하는 배짱에는 가정용 보다 싼 전기요금 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가의 배짱에 딱 한방 놓을 침이 있다. 개문냉방이 적발되면 그해 전기요금을 가정용 요금 기준으로 내도록 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감히 개문냉방의 뱃장을 부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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