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윤동주
  • 전주일보
  • 승인 2017.02.2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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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탄생 100주년의 해다. 지난 16일은 광복을 불과 여섯 달 앞두고 일본 후쿠오카 감옥에서 스물여덟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지 72해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만주 간도의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민족교육운동과 독립운동의 중심지 북간도 명동촌에서 기독교와 교육, 풍성한 문화운동의 세례를 받고 자랐다. 명동소학교에서 ‘새 명동’이라는 잡지를 펴낼 정도로 유년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을 보였고 용정 은진중학교시절엔 축구 선수로, 잡지 편집자로, 웅변으로 활기찬 생활을 했다. 연희전문에서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민족현실을 시에 담아내는 작업을 했다. 일본유학시절 민족운동을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짧은 생을 마감했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를 기리는 사업들이 활발하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윤동주문학관은 올 ‘윤동주 문학제’를 대대적으로 개최한다. 한·일 양국 시인과 문인들은 그의 기일을 전후해 일본에서 추도회와 추모의 밤을 가졌다. 윤동주가 공부했던 일본 릿쿄대와 도시샤대가 명예 졸업장 수여 방안을 추진한다. 대중의 관심도 뜨겁다. 친구이자 영원한 문학 동지였던 송몽규와의 삶을 그린 영화 ‘동주’는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월 출간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인터파크도서 ‘2016 올해의 책’ 2위에 올랐다.

윤동주의 발자취를 전남 광양에서도 음미할 수 있다. 광양시 정병욱 옛 가옥(등록문화재 341호)은 윤동주의 유일한 육필 시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일제 강점기를 버텨낸 소중한 공간이다. 연희전문 졸업반 시절 유학을 앞둔 윤동주는 시 19편을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자필 시고집 세 부를 만든다. 일제 검열을 우려해 출판은 못하고 하나는 자신이 갖고 연희전문 영문과 이양하 교수, 후배 정병욱에게 각각 한부씩 준다. 두부는 사라지고 정병욱에게 맡긴 시집만 그의 어머님의 보살핌으로 살아남았다.

광양시가 이같은 인연을 배경으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모공원과 기념관 등 장기기념사업을 병행해 민족시인 윤동주의 맑은 영혼을 후세와 함께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일제 강점기, 여유 있는 집안 배경에도 출세나 안위를 마다하고 민족과 시대의 아픔을 고민했던 시인의 숨결이 그리운 이라면 광양으로 달려가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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