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
코스프레
  • 전주일보
  • 승인 2017.01.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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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는 의상놀이,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를 일본식으로 줄여 부른 용어다. 복장(Costume)과 놀이(Play)를 합친 조어로 만화 주인공처럼 의상을 입고 분장을 해서 만화 캐릭터를 흉내내는 행위를 일컫는다. 일본에서 원래 ‘시대물 연극’을 뜻하던 이 말이 1978년 일본 코믹마켓 준비회가 당시 ‘만화의 가장’으로 불리던 코스프레를 지칭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이보다 앞서 코스프레는 영국에서 죽은 영웅들을 추모하는 뜻의 예식에서 시작됐다. 미국으로 넘어가 만화캐릭터들의 의상을 입는 축제로 유행하고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만화, 게임, 영화, 연예인 등 여러 장르 캐릭터 의상을 만들어 입는 것으로 넓어졌다. 우리나라 코스프레 문화는 일본에서 왔다. 1989년 전국 아마추어 만화동아리연합(Amatuer Comic Association)의 ‘ACA만화축제’에서 처음 선을 보여 관련 옷이나 장신구 등을 파는 전문 매장이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더 줄여 ‘코스’라고도 한다.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코스어(coser)' '코스플레이어(cosplayer)'라고 부른다.

코스프레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를 단순히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나 대상에 대한 애정 표현이 입체적으로 진행된 행태를 말한다. 이점에서 단순 모방을 하는 마니아(오타쿠)와는 차이를 보인다. 한때 하위문화로 취급받았으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문화’로 세계로 진출하고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세대들이 사회를 주도하면서 코스프레는 더 이상 대중문화의 하위문화로 머물지 않고 자기색깔을 구축해가고 있다. 코스프레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패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악당 복장을 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비화해 코스프레 통제논란이 일기도 했다.

요즘 이 코스프레가 정치영역에 등장하고 있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서민 코스프레’도 그중 하나다. 행세, 가장, 단순 따라하기 쯤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대상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입체적으로 닮고자하는 코스프레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는 할로윈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도 없이 외국 귀신 행색을 따라하는 기괴한 한국할로윈과도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 어디 서민코스프레만 있겠는가. ‘변화’ ‘정의’ ‘새로움’ 등 다양한 언설로 가장한 신종 코스프레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들 넘쳐나는 코스프레 속에 진짜 얼굴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하겠다. 사회적으로 못나고 어설프게 비치지만 삶 전체로 이해하고 함께 나가는 진정한 코스프레이어를 가리는 일은 결국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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