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념논란 정체성 토론회
한나라 이념논란 정체성 토론회
  • 승인 2007.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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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회를 여는 기회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갈수록 정체성 논란에 뛰어든 이들이 늘어나면서 간단하게 봉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토론회나 공방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 우세하다. 정체성을 제기한 이도 실명으로 거론돼 반박하는 이도 모두 “잘못이 없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참정치운동본부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유석춘 연세대 교수가 처음 제기해 시작된 정체성 논란이 처음에는 고진화 의원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듯 했다. 유 교수가 고 의원의 실명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유석춘·김용갑·권영세 vs 고진화·원희룡·남경필

그러나 유 교수에 이어 바통을 건네받은 대표적 보수성향의 김용갑 의원은 고 의원과 더불어 원희룡 의원까지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드러낸 싸움은 2 대2로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영세 최고위원이 사실상 보수인사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면서 원 의원과 고 의원을 비판했다. 권 최고위원은 “공작인 것처럼 몰고 가는 행태는 속이 빤히 보이는 저급한 술수이자 비열한 역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권 최고위원은 “이번 토론회를 건전한 중도보수주의자들에 대해서까지 마녀사냥을 벌이려는 기회로 악용하려는 시도는 절대로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최고위원의 발언은 소장파그룹 의원들에게도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최고위원은 소장그룹들이 연대해 후보단일화를 통해 지난 2006년 7월 11일 전당대회에 출마해 자력으로 당선되지 못했다. 이후 강대섭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소장파에게 1자리를 줬고, 이에 권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하게 됐다.

때문에 이번 정체성 논란에 권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당내 소장파의 한 인사는 “그런 식으로 발언한 것이 올바른 것인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소장그룹의 대표적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도 정체성 논란에 뛰어들었다.

남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운데 “한판 해야 될 것”이라고 말해 정체성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토론회에 대해서도 남 의원은 “이제 당내에서 논쟁을 벌일 필요가 있다”며 참여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체성 논란의 불씨를 지핀 유석춘 교수도 같은 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토론에 얼마든지 응할 생각이 있다”며 “토론의 방법과 절차에 동의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나갈 것”이라고 말해 참여의사를 밝혔다.

▲손학규 “타임머신 타고 옛날로 돌아간 느낌” 박근혜 “탈당 강요 적절치 않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정체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움이 될 게 없다”는 시각이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6일 KBS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한 마디로 한심한 얘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보수인사들의 발언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정체성 논란이 비록 그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불통이 튀어올 수 있는데다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둘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타임머신을 거꾸로 돌려놓고 옛날로 가는 듯한, 그런 한심한 생각까지 든다”며 “개혁세력이 오히려 한나라당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는 체질개선이 끊임없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또한 손 전 지사는 “흔히 얘기하는 그야말로 보수적이고 냉전주의로 돌아가야지, 도로 민정당으로 돌아가야지 그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냐”며 정체성 논란을 제기한 이들을 겨냥했다.

그동안 정체성 논란에서 벗어나 있던 박근혜 전 대표도 여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체성 논란으로 나아가는 식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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