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소중한 것 세 가지
인생의 소중한 것 세 가지
  • 전주일보
  • 승인 2016.08.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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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규 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아마 돈, 건강, 사랑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권력이나 명예를 앞세우기도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속된말로 당장 거지가 된다. 거지는 정말 비참한 인생이다. 인생 말로다. 그러므로 돈이 우리 삶을 거의 대신할 수 있고 지배하다시피 한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똑똑한 사람이라 해도 돈 한 푼 없으면 사람구실을 못하고 추한 인생으로 전락하게 된다. 말하자면 돈이 능력이고, 돈이 최선이다. 돈은 우리를 만족시켜 주는 도구이고, 우리가 일하는 중요한 목적이며, 우리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돈 쓰는 재미로 살아가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고급승용차를 몰고 어디로 여행을 갈 것이며, 그 어떤 맛있는 음식이 먹을까, 무엇을 사고, 무엇을 하며 즐길까. 이런 것은 다 돈으로만 가능하다.

돈을 쓰는 일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돈을 버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쥐꼬리만한 월급에도 매일 허리가 휘도록 일해야 한다. 어쩌면 일은 오직 돈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돈은 정말 우리의 욕구는 물론 사회적인 욕구까지 충족시켜 줄 수 있다. 돈이 많은 사람은 곧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돈은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흔히 말하는 ‘고소득계층’이란 사회적 지위가 비교적 높은 사람들로 기업체 사장, 유명 학자, 정관계 유명 인사, 유명 연예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물질적으로만 우세한 것이 아니라 사회 권력 구조에서도 대부분 지배자의 위치에 서 있다.

그렇다. 돈이 많으면 행복하고 돈이 없으면 불행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없다고 해서 사람의 가치마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가난한 선비를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돈만 보고 사는 것은 아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이 악화되면 그 인생은 한 순간에 주저앉는다. 건강은 삶에 있어서 최고의 자산이다. 건강하지 않은데 어찌 행복 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행복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최고조에 달할 때만 가능하다.

다음은 사랑이다. 사랑은 인류에게 있어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사랑에는 ‘무시무시한 힘’이 있다. 일단 사랑에 빠지면 때깔이 달라진다. 사랑을 하게 되면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알 게 된다. 사랑은 꽃향기처럼 달콤하며, 따뜻한 햇볕이다.

우리의 인생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희망과 용기와 기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사람에게는 정에 대한 아름다움과 흐뭇함이 있음으로써 괴로운 인생도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하여 인격을 존중하면서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이며,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고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자신을 솟구치게 하기도 하지만 곧잘 성욕이란 수렁으로 치닫게도 한다. 사랑을 하면, 만지고 싶고 비비고 싶고 얼싸안고 싶고 뒹굴고 싶은 욕망이 불거지면서 딱 쪼개서 어디가 사랑이고 무엇이 성욕인지 그 어름을 가르기 쉽지 않다.

사랑과 성욕은 비빔밥처럼 버무려져 있다. 내가 사랑을 하고 있는 건지, 성욕에 휘둘리는 건지, 외로움을 달래려는 발버둥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따라서 사랑을 낭만연속극이나 연애소설에서처럼 예쁘게 색칠하며 치켜세우기보다 사랑을 둘러싼 껍데기들을 벗겨내고,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다만 연인들은 ‘영원히 사랑하자’고 약속해놓고 금세 헤어지기도 한다. 사랑약속만큼 흔해빠졌으면서도 속절없이 뭉그러지는 게 없다. ‘너 없으면 못 살겠다’던 사람들이 ‘너 때문에 못 살겠다’며 드잡이를 벌인다.

그래서 간혹 변심한 애인을 두고 칼부림이 일어나기도 한다. 삶에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이 성욕 또는 생식행위라고 주장하는 쇼펜하우어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둘은 철석같이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사랑은 종족을 보존하려는 몸부림이었다고 쇼펜하우어는 잘라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도 인류를 행복과 쾌락으로 내모는 것은 돈과 건강, 사랑이 아닌가 싶다.

신영규/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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