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 것인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 것인가
  • 전주일보
  • 승인 2016.03.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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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욱/고창군농업기술센터 농촌개발과장

세계경제의 끝없는 부진, 중국발 저성장 추세, 50주 이상 지속되는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가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우리 농촌의 경제사정은 어떠한가?

2004년 한국·칠레를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등 매년 3~4개국씩 현재 51개국과의 FTA 협정으로 인해 수입농산물은 물밀 듯이 들어오고, 농업생산물 가격은 하락하면서 고급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특히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한국경제에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 속에 국내농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촌경제는 IMF때보다 더 어려워 농민 65%가 월85만원 미만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을 뿐이다. 값싼 수입농산물이 범람하면서 이제 우리 농촌에서는 재배할 작목이 없다는 비관적인 상황이 도래하는 분위기다.

들녘마다 농촌을 살리고 농촌경제를 회복하자며 부단한 노력이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지만 농촌경제는 더욱 피폐해지고 절망의 골은 더욱 깊게 패이고 있다.

국내농업은 60년대 녹색혁명을 시작으로 비닐하우스가 선도한 백색혁명, 고품질농산물 생산, 친환경·기능성 농산물 생산, 감성농업으로 발전하였고, 1·2차 산업에서 6차 산업, 치유농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 보지만 농업의 회생은 쉽지가 않다.

 2007년부터 귀농정책을 확대하면서 U턴과 I턴으로 귀농귀촌인은 늘어가고 있지만 농업인의 고령화로 농업을 포기하고 역귀농하는 사례도 매년 늘어만 가고 있다.

노동력을 가진 사람은 줄어들어 농업근로자 인건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 마침내 남자 하루 일당이 10만원 이상, 여자는 7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마저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가 태반을 이루고 있다.

그래도 평생 논밭을 일궈온 농업인들은 농업농촌을 떠나지 못하고 오직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농산물 생산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 농업인들은 대도시의 도시민을 고객으로 삼아, 고객을 위해 최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최상품의 계절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각종 비료, 농약, 비닐, 시설자재, 농기구 등을 소비하여 고급농산물을 만들어 가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들이 애국자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업에 종사하는 이가 진정한 애국자인 것이다.

우리 농업인은 도시 소비자를 위해 친환경 기능성 농산물을 만들어 출하하고 있지만, 도시에서는 우리 농산물을 선호하기보다 수입 농산물인 쇠고기, 망고, 체리, 포도, 바나나와 같은 외국 농산물 소비가 늘어만 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신토불이 열풍이 일어 ‘우리 것’을 찾는 소비자가 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수입농산물이 판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만약 농업인들이 비료나 농약, 각종 농자재, 농기계 및 부품, 일상 생활용품 등을 외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사용한다면 우리의 경제와 산업은 어떻게 변할까? 농업인 1인이 연간 5,000만 원의 조수입을 올린다고 가정할 때 각종 자재 값으로 20%인 1,000만 원 이상을 소비해 도시민과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도시에서 만들어내는 각종 산업 공산품 수 천 가지를 소비하는 농업인이 도시민의 가장 큰 고객인 만큼 도시민도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고 소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농촌경제를 위해서도 그렇거니와 국가경제를 생각해도 반드시 이행해야하는 우리시대의 책임인 것이다.

소비가 있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농촌경제가 살아날 때 농업이 희망이 보이고, 농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 공산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될 때 우리경제는 살아 날 것이다.

국민 한 사람이 쌀 한 톨이라도 우리 농산물을 이용할 때 우리나라 내수는 살아날 것이며, 농촌경제도 활성화돼 결국 국가 경제성장이 함께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농업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서 우리 농업이 회생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 것인가!

조성욱/고창군농업기술센터 농촌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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