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났는데 진압도 않고 나몰라라'
'집에 불났는데 진압도 않고 나몰라라'
  • 김주형
  • 승인 2015.05.2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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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국회의원, 새정연 내부갈등 수수방관... "총선 앞두고 눈치보기 급급 아니냐"

4월 재보선 참패로 촉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강건너 불구경식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지나친 눈치보기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태도가 전북정치 위상 약화로 비춰지면서 호남정치 복원을 외치는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의 주장에 동조하는 빌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인 광주 서구을 패배 등 4·29 재보선 전패로 촉발된 문재인 대표 책임론과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파동,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등으로 내부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천 지분 챙기려 당 흔드는 이들과 타협 없다'는 문 대표의 비공개 발표문이 공개되면서 20대 총선을 앞둔 ‘밥그릇 다툼’과 '기득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또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국회의원들이 탈당의사를 내비치며 문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고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새정연의 내홍이 지속되면서 분당설마저 제기되고 있지만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은 뚜렷한 입장표명없이 수수방관하고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나치게 몸을 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11명 모두가 새정연 소속인 전북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유성엽 도당위원장 만이 친노와 날카롭게 각을 세우면서 호남민심을 전달하고 있다.

유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정신은 정정당당이다. 정치공학적 술수로 자파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가면을 벗어어야 한다"면서 "나는 이 시간부터 '친노'라는 호칭을 거부한다. 대신 노무현을 모욕하는 '모노'라고 부르겠다”고 각을 세웠다.

또 그는 공천권 논란에 대해서도 "공천룰은 결국 당권을 쥔 쪽이 정하게 돼있다. 그래서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은 비주류에게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며 전 계파가 참여하는 혁신기구를 구성하려거든 즉각 공천혁신추진단 활동부터 중단시키고 새로운 혁신기구의 수장은 합리적인 비주류측 인사로 발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내 국회의원들은 당내 갈등에 대해 사실상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강 건너 불구경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의정활동에 충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실제는 내년 총선을 의식해 눈치보기식 행동을 하고 있으며 되레 당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해 지방선거에 전주지역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고 낙선한 A씨를 비롯 상당수 인사들이 최근 지역위 관계자로부터 입당 권유를 받았다.

지역위 관계자는 A 등씨에게 총선을 앞두고 당세 확장을 위해 복당 및 입당 심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새정연에 입당해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새정연의 당내 갈등이 지속되면서 분당설이 제기되고 정동영 전 장관이 전주지역에 출마하면서 천정배 의원과 함께 무소속 연대를 구성할 것이라는 등 각종 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입당은 의미가 없다고 거절했다"면서 "중앙당은 내홍을 거듭하고 있는데 지역위는 벌써부터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고 말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새정연의 내부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국회의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중앙정치권에서 약화된 전북정치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총선을 의식한 현재의 모습이 지속될 경우, 참신하고 능력 있는 개혁적 인물들이 연대를 통해 총선에 출마 새정치연합과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을 주는 구도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이 많아지면 질수록 새정연의 분당 가능성이 높아짐은 물론 내년 총선이 새정연과 무소속연대 또는 신당의 치열한 각축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고주영·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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