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옥마을 탈출구를 찾아라
위기의 한옥마을 탈출구를 찾아라
  • 전주일보
  • 승인 2015.04.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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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은 연간 관광객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또 한옥마을 관광객이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북지역 관광과 경제활성화도 선도하고 있다.

한옥마을은 전주 풍남동 일대에 7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촌(韓屋村)으로, 전국 유일의 도심 한옥군이다.

1910년 조성되기 시작한 우리나라 근대 주거문화 발달과정의 중요한 공간이며, 경기전, 오목대, 향교 등 중요 문화재와 어진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산재되어 있고 한옥, 한식, 한지, 한소리, 한복, 한방 등 한국스타일의 대표 명소로 많은 예술인들의 주거 및 활동 지역이다.

이에 전주시는 그동안 한옥마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난 1977년 교동과 풍남동 일대를 한옥보존지구로 지정하고 1987년에는 제4종 미관지구로 지정해 2층 이하로 건축을 제한했다. 이어 2002년에는 전주한옥보존지원조례를 제정해 한옥 개·보수비 지원 등을 실시하고 2003년 지구단위계획 결정을 거쳐 2005년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 육성사업 기본구상 모델을 수립했다.

한옥마을은 이같은 시와 민간의 노력을 바탕으로, 2006년 대통령자문위원회에서 지속가능한 마을로 선정되었으며 2010년 한국관광의 별 선정, 국제슬로시티 지정, 2011년 한국관광의 으뜸명소 지정, 2012년 지방브랜드 세계화사업 시범사업 선정, 2013년 국토교통부 대통령업무보고 시 도시재생모범사례로 보고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또 2013년에는 지역희망박람회에서 창의적 성공모델로 소개되었고 지난 2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좋아하고,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한옥마을의 효과
이같은 시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한옥마을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우뚝섰으며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실제 전주시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조사한 2013년도 한옥마을 경제파급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한옥마을 방문객 수 증가에 따른 경제효과가 간접효과 2,680억8,300만원, 직접효과의 경우는 458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주 한옥마을 방문객들의 지출액을 기준으로 조사한 간접효과의 경우 생산유발효과 1,424억1,900만원, 소득유발효과 292억6,600만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17억9,500만원, 순간접세 유발효과 70억9,200만원, 수입유발효과 175억1,100만원 등 총 2,680억8,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고용 유발효과의 경우는 모두 3,636명으로 조사됐다.

또 한옥마을 입점 상가 305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직접효과분석에서는 지난해 상가 전체 매출액 추정액이 458억6,100만원으로 산출됐으며, 상가 1개 업소 당 연간 매출액은 1억5,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들 상가의 경우 업소당 평일 평균 매출액이 27만6,758원, 주말과 휴일 평균 매출액은 64만1,896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한옥마을 내 상가들의 직접 고용인원은 현재 약 75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한옥마을 조성과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결과로, 한옥마을 지역기여도 설문조사에서도 주민들은 소득증대, 경제발전, 교육, 문화관광, 일자리창출, 자부심, 삶의 질 향상, 여가활동 등의 순으로 기여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한옥마을의 위기
하지만 최근에는 교통·숙박 등 허술한 인프라와 극심한 상업화·콘텐츠 부재로 고유의 정취가 사라지면서 정체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또 이 같은 상업성이 지속될 경우 내년으로 예정된 슬로시티 재지정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옥마을이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자 상업화와 수용태세 부족에 따른 '정체성 위기'가 찾아왔다.

찾는 사람이 몰리자 외부자본이 유입되고 지가가 상승하면서 상업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생활에 불편을 느낀 원주민이 떠나고 그 자리를 상업시설이 다시 차지하는 악순환이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한옥마을의 정체성 위기는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지역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말로 예정된 슬로시티 재지정에서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국미래비전연구원 육화봉 이사장은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상업시설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슬로시티'로 지정될 당시인 2010년 전주 한옥마을 일대의 상업시설은 총 100여곳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60개를 넘어섰으며 최근 몇 년 사이 3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한옥마을내 전통 한옥 600채 가운데 두 집 건너 한 집이 상업시설로 채워지고 국적불명의 음식점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미관을 해침은 물론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어 관광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반감시키고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옥마을을 지켜라
이에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재창조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관광객 급증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 해결을 위해 관련 부서간 협조시스템 구축 등 원스톱 처리시스템으로 한옥마을을 관리하고, 운영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옥마을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관리·운영 지원시스템과 보전·발전을 위한 민·관 협의체 구축 및 거주민 생활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옥마을로 이전한 한옥마을사업소에 각종 민원해결 전담 직원 배치하고, 신고·인허가처리 매뉴얼 마련, 촌장제 도입, 해피하우스 설치, 대규모 축제·행사의 원칙적 제한, 경관 관리방안 수립, 지구단위계획 운영 강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여 다시 찾고 싶은, 지속가능한 명품 한옥마을이 될 수 있도록  △청소 △화장실 △하수관거 정비 △가로 정비 △광고물 관리 △식품위생 △금연 △소방 등 관광수용태세를 대폭 개선함으로써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사람중심의 교통환경 조성에도 만전을 다할 방침이다.

현재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한옥마을 교통 환경의 경우 치명자성지를 비롯한 6곳에 5050면의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한옥마을 내에는 차량을 통제할 예정이다. 또 전주역과 터미널을 경유하는 한옥마을행 전용 시내버스 노선을 개설하는 등 사람 중심의 교통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주차장 부족 문제, 불법주차 문제, 차량통제, 관광객 운송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심은 사람이다. 관광객, 거주민이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교통 환경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옥마을의 존재 이유인 멋스러운 한옥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국적불명의 불법 간이건축물을 비롯해서 한옥이 아닌 건물 등의 관리와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간 통합프로그램 개발, 문화시설 연계를 통한 문화시설 역량 등도 전주시가 이끌어야 하는 과제이다. 숙박, 관광안내, 문화콘텐츠 확보 등 전통문화 관광콘텐츠 확충과 상업시설 증강에 대한 종합적 대책 마련, 공무원과 주민으로 각각 구성된 슬로시티 서포터즈 구성·운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슬로시티 조성에 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한옥마을이 달라져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과제 앞에 서있다. ‘다시 찾는 한옥마을’‘한국 전통문화관광 수도’로 나가기 위한 튼튼한 주춧돌을 쌓는 일이다"면서 "굴뚝 없는 신성장 산업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주관광산업의 기틀을 마련해 1천만 관광객 유치, 5,000명 관광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주한옥마을은 큰 보고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주다운 가치와 매력이 가득한 지속가능한 명품 한옥마을은 주민과 관광객,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반영, 수정·보완해 세밀한 추진계획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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