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 존재감 상실에 '올드보이' 구원투수 나설까?
전북정치 존재감 상실에 '올드보이' 구원투수 나설까?
  • 전주일보
  • 승인 2015.04.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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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총선은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견고한 일당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옛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당독주가 시작된 것은 평민당의 황색돌풍이 몰아진 지난 13대 총선에서다.

평민당은 지난 1988년 4월 26일에 실시된 총선에서 전북지역 14개 의석을 모두 차지하는 등 선전을 펼쳐, 당시 집권여당인 민정당이 전체의석의 42%에 해당하는 125석을 확보하는데 그치게 만들어 헌정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또 이 때부터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은 1992년에 실시된 제14대 총선에서도 14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했다. 3답 합당으로 탄생된 민자당은 당시 양창식(남원), 황인성(무주) 의원 등 2석만을 건졌다.

이어 1996년 4월 11일에 실시된 제15대 총선에서는 옛 민주당 출신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창당한 국민회의가 14석 가운데 13석을 차지했으며 여당인 신한국당은 강현욱 의원이 군산을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

이 때 전북정치를 이끌어 가면서 대선후보급 정치인으로 부상한 정동영, 정세균 의원이 국회에 진출했다.

2000년 4월에 실시된 제16대 총선에서는 '국민의 정부' 탄생과 함께 여당으로 변모한 민주당이 10석 가운데 9석을 차지했는데, 무소속으로 당선된 남원의 이강래 의원이 곧바로 입당하면서 일당독주가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서 실시된 2004년 제 17대 총선에서는 전국적으로 탄핵바람이 불면서 열린우리당이 11석을 모두 석권했다.

이어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이무영, 유성엽 의원이 전주완산갑과 정읍 선거구에서 각각 무소속으로 당선되고 나머지 9석을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또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남원·순창 지역구에서 강동원 후보가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사상 최초로 도내 선거구에서 진보정당 출신 의원이 탄생했지만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으며 정읍 선거구의 유성엽 의원도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후 민주당에 입당해 11명의 지역구 의원 모두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견고한 일당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옛 민주당의 일당독주는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구도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현역의원 물갈이를 통해 상당수 현역의원을 교체하는 등 개혁적인 공천을 유지한 결과이기도 하다.

반면 무소속 후보들의 돌풍은 민주당 후보가 인물론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이거나 낙하산식 공천으로 인한 측면도 있다.

이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는 상당수 현역의원이 물갈이 대상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새누리당도 중량급 있는 인사를 영입해 출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동영 전 장관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모임도 새인물을 대거 공천해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여 치열한 각축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른바 올드보이의 귀환이다.

우리 전북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북정치의 맹주인 정동영, 정세균 의원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기고 현역의원 물갈이 여론 속에 전주지역 3개 선거구에서 모두 초선의원이 선출되는 등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하지만 이 같은 세대교체는 3선의 다선의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정치의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응집력을 약하게 함은 물론 중앙정치권에서 존재감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는 보다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지역구에 출마해 그동안 경력과 경험, 인맥을 바탕으로 중앙정치권에서 존재감을 보임은 물론 전북 몫을 찾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지역정가에서는 풍부한 경험과 인맥, 정치력을 갖춘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를 비롯 유종근 전 지사, 장영당 전 의원, 이무영 전 의원, 장세환 전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김완주 전 지사의 출마여부다.

김 전 지사는 전주시장 8년과 전북도지사 8년을 재임하면서 새만금사업과 전주한옥마을 발전, 작은 시리즈 탄생 등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또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중앙과 지방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인지도와 지지도가 높고 탄탄한 조직력으로 인해 출마를 선언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김 전 지사는 현재까지 뚜렷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사단법인 천년전주 사랑모임 제4대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지사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천년전주사랑모임은 전주를 전통문화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05년 만들어진 순수 민간인들의 모임으로 생활 속에 숨 쉬는 전통문화 보존과 확산 등의 실천운동을 통해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만들어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전주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이 모임에 대해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어 흔쾌히 이사장직을 수락했다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도지사 재임시절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서부신시가지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지역발전을 위해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사장시키면 안된다면서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이 많아 20대 총선에 출마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영달 전 의원은 지난1월 “남은 정치인생을 전북에서 바치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 등으로) 전북 정치권은 분열과 혼돈, 무능의 발원지로 지탄을 받고 있다. 출마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전북 정치권이 계속해서 무능하고, 제 역할을 못한다면 자극을 주기 위해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장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에 전주를 떠나 경상남도로 주소를 이전하고 경남도당위원장으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후보를 지원을 하는 등 정치활동을 해왔으며,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최근까지 서울 용산에서 20대 총선을 준비해왔었다.

이처럼 장 전 의원이 전주에서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는 것은 오는 20대 총선에 출마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무영 전 경찰청장은 지난 2008년 제 18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5선에 도전한 통합민주당 장영달 후보를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무영 의원은 하지만 방송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고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이 의원은 제20대 총선 출마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과거 지지층을 중심으로 명예회복을 위한 출마를 권유받고 있으며 새누리당에서도 동서화합을 위해 완산갑 출마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0대 총선에서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불출마한 장세환 전 의원의 출마여부도 주목된다.

장 전 의원은 현재 총선 출마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정치발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정치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며, 중앙정치권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정치발전을 위한 노력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혀 출마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고문 출신으로 전북지사 재선을 역임하면서 경제 분야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유종근 전 지사는 최근 한국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지사의 이같은 광폭 행보가 정치권 복귀를 꿈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지사는 본업인 경제학자로 돌아와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것으로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남북어린이돕기 마라톤대회에서 "그동안의 경험들을 마지막봉사라는 마음으로 지역발전에 쓰일 수 있다면 그보다 가치 있는 삶이 없을 것이다”면서“지금 구체적인 얘기는 해줄 수 없으나 전북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해 정치적 여건에 따라 출마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내년 총선은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후보들 가운데 전북 출신이 없어 전북정치 복원을 위해 중량감 있는 인물의 출마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년 총선은 또 텃밭을 사수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모임,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새누리당의 치열한 접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고 인물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반드시 이기는 선거를 위해 3당의 외부인사 영입이 더욱 강화되고 그만큼 이들에 대한 러브콜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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