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여자친구가 신앙심이 깊은 점을 이용해 회삿돈을 횡령케 한 뒤 이를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애인 이모(39)씨를 속여 이씨의 회삿돈을 빼돌린 박모(39)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국외재산도피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이씨는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 수감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약 5년 동안 이씨가 횡령한 회삿돈 60억원 중 59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씨에게 '선교활동을 위한 돈이 필요하다'고 속이며 2억원을 받는 등 같은 수법으로 모두 1300여회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59억원 중 25억원을 정상적인 은행거래를 거치지 않은 불법 환치기 수법으로 자신과 자신의 태국인 부인 명의로 된 태국은행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 돈으로 태국에서 여행사를 설립해 운영자금으로 쓰거나 토지를 구매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이씨가 회사 경리과 재무과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씨가 근무했던 회사는 이씨의 거액 횡령으로 인해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 등 오랜 기간 동안 경영난에 시달리는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추가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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