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가 병풍에 쓴 시 9편을 만나다
백범 김구가 병풍에 쓴 시 9편을 만나다
  • 인터넷팀 이상선 기자
  • 승인 2015.01.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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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범 김구, 시고(詩稿) 병풍10폭(31.7×132.5㎝)

백범 김구(1876~1949)의 10폭 병풍이 경매장에 나온다.

30일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에 따르면, 2월11일 오후 2시 서울옥션 홈페이지(www.seoulauction.com)에서 열리는 ‘제4회 이비드 나우(eBID NOW)’에 백범의 10폭 병풍이 추정가 1억에서 1억5000만원에 출품된다.

백범이 평소 좋아하던 9편의 시가 9폭을 장식하고 있다. 마지막 폭에는 글을 쓴 장소(임시정부 주석판공실)와 시기(1947) 등이 적혀있다. 한의사이자 독립운동 자금원이었던 최석봉에게 써준 작품이다.

서울옥션 측은 “백범의 글은 경매에서 가끔 만날 수 있지만, 이번처럼 10폭 병풍으로 구성된 대작이 나오기는 처음”이라며 “백범 글씨 가운데 매우 귀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조선 중기 명현 50인의 시와 서간을 엮어 첩으로 만든 작품도 주목된다. 1501년부터 1595년 사이 쓰인 것으로 학자와 정치가 예술인들 글씨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는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미수 허목을 비롯해 허균(1569~1618)의 형인 허성(1548~1612)과 허봉(1551∼1588)의 글씨도 포함됐다. 이들의 작품이 시장에 나오기는 처음이다. 여기에 포함된 대부분은 명필가이자 감식가로 유명한 위창 오세창(1864~1953)이 보유하던 작품이다. 추정가는 2억원이다.
 

▲ 사석원 '십이지-양'(24.7×33.3㎝, Oil on canvas, 2009)

근대 인물 45인의 서첩도 있다. 이승만과 김구, 삼균주의를 제창한 조소앙,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조완구, 신민회를 조직했던 유동열, 김규식과 함께 민족혁명당을 창당한 최동오, 흥사단 운동에 헌신했고 세브란스병원장을 지냈던 이용설, 안창호와 함께 동우회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김병연, 3.1 운동 주도 후 임시정부 국무원 비서장 등을 역임한 김봉준 등의 글씨가 포함됐다.

조선 중기 삼당시인(三唐詩人) 가운데 한 명인 옥봉 백광훈의 시고 작품도 눈에 띈다. 삼당시인이란 고려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200여 년간 한시에 있어 두드러졌던 송시(宋詩)풍을 대신해 당시(唐詩)풍의 대세를 형성했던 세 명의 시인이다. 최경창과 이달 등이 포함된다. 옥봉은 이번 출품작에서 당나라 시인 장적(張籍)의 오언율시 ‘밤에 찾은 어부의 집’을 적어놓고 있다.

조선 중기 문신으로 ‘오성과 한음’ 고사로 더 잘 알려진 백사 이항복의 자작시는 나라 사정이 편치 않은데 따른 우려가 깊게 배어 있는 작품이다.

명필가로 이름을 날린 청송 성수침(1493~1564), 봉래 양사언(1517~1584), 고산 황기로(1525~1575), 석봉 한호(1543~1605), 미수 허목(1595~1682), 백하 윤순(1680~1741), 원교 이광사(1705~1777), 송하옹 조윤형(1725~1799), 기원 유한지(1760~1834), 추사 김정희(1786~1856)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또 글씨 솜씨는 물론 시인으로도 유명했던 옥봉 백광훈 (1537~1582), 고죽 최경창 (1539~1583), 동명 정두경(1597~1673), 백곡 김득신(1604~1684), 자하 신위(1769~1845), 유학자 출신의 명필가 퇴계 이황( 1501~1570), 학봉 김성일 (1538~1593), 백사 이항복(1556~1618), 우암 송시열(1607~1689), 녹문 임성주(1711~1788), 매산 홍직필(1776~1852) 등이 출품된다.

근대 개화기 인물로는 환재 박규수(1807-1876), 구당 유길준(1856~1914), 금석 홍영식(1855~1884), 이후 세대로는 위창 오세창(1864~1953), 해강 김규진(1868~1933), 성당 김돈희(1871~1936), 소전 손재형(1903~1981) 등의 글씨를 선보인다.

고죽 최경창과 백곡 김득식, 당헌 홍대용 등의 글씨는 시장에 처음 소개된다. 석봉의 금니 글씨 역시 처음이다.

이번 경매는 명필가 100명의 글씨로 구성된 ‘우리글씨 명품전’과 새해의 행운과 소망을 담은 그림으로 꾸민 ‘세화(歲畵)로 나눠 진행한다.

‘세화’ 파트에는 용의 모습을 담은 ‘십이지신도 진신’(1200만~2500만원), 길조의 상징인 까치와 영험한 동물인 호랑이의 모습을 담은 작자 미상의 ‘민화 호작’(700만~900만원), 산정 서세옥의 ‘산수도’(150만~300만원) 등이 있다.

십이지 동물의 얼굴을 하나씩 캔버스에 그린 사석원의 작품 12점도 경매된다. 한 점에 330만원에서 600만원에 시작한다.

출품작은 2월4~10일 서울 평창동 포럼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서울옥션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응찰할 수 있다. 214점이 출품된다. 추정가는 14억 원이다. 02-395-0330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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