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세렌디피티를 기대하며
2015년의 세렌디피티를 기대하며
  • 전주일보
  • 승인 2015.01.0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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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2014년까지의 온갖 고민과 불행에 대한 기억을 말끔히 지우고 새로운 각오와 목표를 향해 산뜻하게 시작하는 시점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전라북도의 새해도 도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감을 느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정책발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라북도에 희망을 주는 2015년의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기다려진다.

세렌디피티는 ‘뜻밖의 발견(을 하는 능력), 의도하지 않은 발견, 운 좋게 발견한 것’을 뜻한다. 영국 작가 호러스 월폴(Horace Walpole)이 1754년에 쓴 「The Three Princes of Serendip」이라는 우화(寓話)에 근거하여 만든 용어인데 현재의 스리랑카를 의미하는 Serendip이라는 섬 왕국의 세 왕자가 섬을 떠나 세상을 겪으면서 뜻밖의 발견을 했다는데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김진태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장

이런 문학적 배경에서 탄생한 용어가 과학문명이 눈부시도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최근에는 IT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 되었다. 일본 저널리스트 모리 겐(森健)은 인터넷은 스위치를 켜면 자동적으로 정보가 나오는 TV와 달리,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발견이나 새로운 만남, 즉 세렌디피티의 상실을 초래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순간 검색(Instant Search)’은 세렌디피티를 제공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 주장의 근거로 설명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순간 검색은 구글 검색 창에 검색 단어를 입력하면 글자가 입력되는 족족 검색 결과가 화면에 뿌려지는 방식이다.

단어를 다 입력하고 검색 버튼을 누른 후에야 결과를 볼 수 있던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서비스인 것이다. 구글은 사용자 편의성 제고 및 단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검색 결과를 통해 세렌디피티, 즉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을 서비스로 제공한 것이다”

이 밖에 세계 최대의 온라인 스토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Jeff Bezos)는 재미삼아 차고에서 중고책 몇 권을 판 경험이 자신의 세렌디피티였다고 했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도 자신의 성공을 세렌디피티로 설명했다.

4명의 대학생이 시작한 일이 딱 8년 만에 1,000억 달러 가치, 연매출 40억 달러의 기적 같은 성장을 보노라면 그저 놀라운 일일 수밖에.

스포츠를 비롯해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이 좋게 해석되는 것이 세상이치라지만 우연한 행운이 그저 공짜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평소 부단한 노력과 고민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오늘날의 삭막하고 건조한 삶에 지쳐가는 현대인들이 가지는 귀소본능과 자연으로의 회귀지향성은 매우 강하며 또한 증가하고 있다. 타인과 더불어 살고 싶은 생각과 자신의 세계를 고수하고자 하는 방어능력의 충돌로 인해 갈등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 슬로우시티와 힐링의 대상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는 것이다. 주말이나 평일을 막론하고 붐비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더불어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북도의 대응도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과연 무엇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집중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 도시와 농촌 그리고 산촌과 어촌을 망라하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입체적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정책발굴이 관심거리다. 철저히 수요자 입장에서 전북도가 가지고 있는 4개의 국립공원, 4개의 도립공원을 포함한 자연환경, 지역별 문화역사의 차별성과 대표성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생태관광, 모두가 만족하는 농촌생활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탄소산업과 새만금사업 등에 대한 계속적인 고민과 노력을 통한 기본적 여건이 마련되도록 한마음으로 합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과 자연환경 그리고 안전하고 깨끗한 전북환경과 복지를 바탕으로 도민은 물론, 외지인을 비롯한 방문객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는 세렌디피티를 기대한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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