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민과 조합원의 위대한 승리!
익산시민과 조합원의 위대한 승리!
  • 고재홍
  • 승인 2011.07.28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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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농협 조합장이 선출되던 7월26일, 선관위 개표장에는 시꺼멓게 그을린 농민의 만세와 박수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농협개혁을 이끌며 3년 안팎 처절히 싸워왔던 일부 임원과 농협바로세우기대책위 관계자도 참석했다. 시민사회단체협 등 우호적 여론에 힘입어 8개 투표소에서 농민 출신 이완구 후보가 승리했다. 이 후보는 유효 투표수 4천505표 중 2천944표(65.3%)를 획득해 1천561표(34.6%)를 얻은 김병옥 후보를 1천383표로 제치고 압승했다.

도의원을 사퇴했던 김 후보는 조합장 당선이냐, 정치생명 종식이냐, ‘외통수 기로’에서 패배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그는 민심을 거스르면 한 순간에 침몰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오래 전부터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만류와 우려가 전달됐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도 '공천=당선'도 끝났는데 공천없는 조합장에 1년 밖에 안 된 도의원의 출마라니 명분이 없었다. 특히 내년 총선에도 결정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농민. 농업. 농협’에 관련된 사람끼리 부대끼고 동질감을 느끼는 조합특유의 배타적 성격도 무시됐다. 시민단체 거센 반발과 언론을 통해 도의회 활동상과 보궐선거비 혈세부담도 알려졌다. 갑.을구로 나뉘어 지난해 각기 다른 지자체장 후보로 공천경쟁에 나섰던 지역정가의 미묘한 흐름도 감지됐다. '유권자와 조합원을 무시한 것'이라는 여론이 전파됐다. 바닥민심이 뒤집어짐을 느낄 정도였다.

농협 대의원과 이사를 역임한 후보가 시의장 역임 후 도의회로 진출한 후보를 물리쳤다.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것처럼 탈당직전까지 익산을구 핵심으로 거대 당조직의 ‘보이지 않은 힘(?)’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싸움이다.

이번 선거는 많은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도지사보다 많은 조합장 연봉만 1억원대로 장관급이다. 지도사업비와 유류지원비 등을 포함하면 가히 익산농협 조합장은 '익산농민의 대통령(?)'이다. 식사와 접대, 국내외 관광 등 무수한 혜택은 별도다.

조합원 교육과 지도·경제·신용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승진. 채용. 전보 등 인사권, 사업 인·허가권을 휘두른다. 엄청난 판매고의 마트는 입점품목 선정여부에 사활이 달렸다. 실례로 조합원 환원사업과 영농자재 구입, 부지매입·건물신축도 주도한다.

뇌물수수 등 심각한 폐해도 우려된다. 조합장은 연임이 가능해 최장 12년을 지낼 수 있다. 이사나 감사의 조합장 견제는커녕 친인척 채용이 적지 않다. '거수기(?)'라는 사외이사는 친위부대다. 농민출신 임원과 대의원의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 조합장과 임원 선거에 돈봉투 사건이 적지 않다.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장 선출권도 있고 중앙회의 견제장치도 부족하다. 즉 내외부에 브레이크가 없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해결책이 절실하다. 사외이사는 걸맞는 식견과 도덕성을 구비해야 한다. 지방의원이 사퇴를 안해도 조합장에 출마하는 농협법과 공직선거법은 개정돼야 하며, 건강 등 부득이한 사유가 아닌데 지방의원이 중도사퇴하면 보궐선거비를 부담시켜야 한다. '교육 및 농협'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지자체장 공천권도 모자라 교육과 농협까지 정치권이 넘볼 때 국가의 미래는 암담하다. 농민, 농협직원, 조합원, 대의원, 이사, 감사 출신이 조합장에 선출돼야 한다.

극소수 양식있는 조합원과 임원, 익산시민의 성원에 힘입어 순수 농민 출신 조합장을 선출했다. 특히 부패비리와 상관없을 정도 농업으로 부를 일군 조합장이라 안심이다.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곳은 펴고 가려운 곳은 긁어 주어야 한다" 전임시절 추진사업도 좋은 사업이면 계속하고, 전임과 가까웠던 사람도 심각한 문제점이 없는 한, 껴안는 너그러움도 기대한다. 하여간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싸움에서 승리는 '익산시민과 조합원의 위대한 승리(?)'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편집부국장/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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